[단독] ‘K발사체 선구자’ 한화 간다…한국판 스페이스X 밑거름으로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2023. 9. 4.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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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사진 = 연합뉴스]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 개발을 이끌며 발사체 선구자로 꼽히는 조광래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 한화로 적을 옮긴다. 한국형 ‘스페이스X’ 육성을 위해 한화가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핵심기술을 본격적으로 이전 받을 예정인 가운데 조 전 원장이 핵심 매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4일 과학기술계와 우주 업계에 따르면 조 전 원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이직할 예정이다. 조 전 원장 외에 항우연 연구자 여러 명이 함께 스카우트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원장은 국내 최고 우주 발사체 전문가다. 1956년 생으로 동국대에서 전자공학으로 학사와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 항우연으로 개편되기 전인 당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부설인 천문우주과학연구소에 들어와 1989년 항우연 설립 때부터 우주 발사체 연구에 매진해왔다.

지난 5월 25일, 전남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발사되는 장면 [사진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1990년 한국의 첫 고체연료 로켓인 ‘KSR-1’을 개발했으며, 2001년부터 2013년까지 우주발사체사업단장과 발사체연구본부장, 나로호발사추진단장 등을 맡으며 나로호 개발을 이끌기도 했다. 지난 2014년 10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항우연 제10대 원장을 지냈다. 원장을 물러난 뒤에는 항우연 책임연구원 신분으로 나로호의 후속 발사체인 ‘누리호’ 개발과 후속 발사체 연구를 지원해왔다. 현재 정년은 약 1년 정도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원장은 우주 산업계 육성을 위한 중간 매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한화에어로를 ‘누리호 고도화 사업’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는 항우연과 함께 2027년까지 누리호 3기를 제작하고 발사하며 발사체 설계부터 제작과 조립, 발사운용 등 기술을 이전받는다. 이 과정에서 조 전 원장이 원활한 기술이전과 노하우 전수 등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공직자는 퇴직 후 3년간은 퇴직 전 소속했던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취업제한기관에는 원칙적으로 취업 할 수 없다. 그러나 조 전 원장은 한화에어로 이직이 취업 제한을 저촉하지 않는다는 판정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그간 우주 발사체 연구는 공공에서 주로 이뤄져와 민간의 기술력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라며 “그런 갭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되는 인재 영입”이라고 밝혔다.

한화에어로는 조 원장을 포함해 최근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스페이스 허브 크루’ 모집을 통해 우주 인재를 상시 채용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마감한 우주 사업 신입 공채에는 전국 우주 분야 전공자들이 모여들며 1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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