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구독료 228억원 삭감, 성기홍 사장 "충격적 수치"
연합 노조, 사측에 11가지 공개질의
성기홍 연합뉴스 사장이 내년 정부구독료 예산 220억대 감액에 대해 “연합뉴스가 ‘공적기능 자체를 계속 수행할지 여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수준의 삭감폭”이라며 유감을 표명하고 지출 감축, 수입 증대 노력 등의 대응 방안을 밝혔다.
지난 1일 국회에 제출된 2024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국가기간통신사 지원 금액(연합뉴스 정부구독료)은 50억원으로 편성됐다. 삭감액은 228억6000만원으로, 올해(278억6000만원) 대비 약 82%에 달하는 금액이다. 역대 가장 큰 폭의 삭감이다. (관련기사: 연합뉴스 내년 정부구독료 220억 삭감)
성 사장은 4일 확대간부 회의에서 “삭감폭이 전례 없는 수준일 뿐 아니라 매우 충격적 수치다. 절차적으로도 구독계약 당사자인 연합뉴스와 아무런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책정됐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적기능 수행 순비용에 정부 예산이 투입돼 왔음에 비춰볼 때 정부안으로 편성된 대규모 삭감안은 뉴스통신진흥법 제정 취지에 부합하지 않고,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서 의무와 역할 수행 자체를 어렵게 하는 안”이라고 했다.
이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회로 넘어가는 정부 예산안 편성단계에서 우리 예산을 방어하지 못하고 재정적 위기 상황을 초래한 데 대해 경영을 책임진 사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사원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법에서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에 부여한 의무와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구독료 예산을 복원하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성 사장은 △특파원 취재망 등 6대 공적 분야는 재정이 감당 가능한 범위에서 수행하도록 단계적 축소 조정 △실국별 조직 재편·신규채용 규모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 △사장 50%, 상무 30% 급여 반납 등 지출 절감 대책을 밝혔다.
그는 “임금피크제 적용 사원과 일정 근속연수 이상 사원 대상 희망퇴직을 시행할 예정이고, 의무안식년을 도입하는 방안을 협의하겠다”면서 “회사의 비용절감 세부대책에는 인위적이고 강제적인 인력감축안은 포함돼 있지 않다. 세부대책 실행 과정에서 경영진의 결단이 필요한 사항은 시행토록 하고, 노조와 협의가 필요한 사항, 사원들의 동의가 필요한 사항은 사전에 설명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예산 사태는 우리가 스스로 중심을 잡고 힘을 합쳐 대응한다면 극복 가능한 위기”라며 “올해 기준으로 연합뉴스는 재정수입에서 정부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16%이고, 나머지 84%는 콘텐츠 비즈니스, 시장 분야 등에서 확보하고 있다. 재정 자립도를 높여나가고, 시장에서 수익모델을 더욱 확충하는 방향으로 에너지를 쏟고, 새로운 질서와 문화를 구축하면서 뉴노멀을 연착륙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가 220억원대 삭감을 결정한 배경에 대한 사내 구성원의 의문은 커진 상황이다. 연합뉴스 노조는 지난달 31일 사측에 공개 질의서를 보내 내년 정부구독료 삭감 배경에 대한 설명과 타개책을 촉구했다.
전국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는 질의서에서 “회사가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우려가 팽배한다”며 “성기홍 경영진은 이미 올해 구독료 예산 49억원 삭감으로 회사에 크나큰 부담을 안겼다. 그런데 삭감된 구독료 예산을 복구시키기는커녕 수백억원대 예산삭감을 또 얻어맞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영진에 △구독료 협상과 관련 그간의 노력과 현 상황에 이르게 된 원인과 배경 △정부가 설명한 구독료 대폭 삭감의 이유 △국회 심의 과정에서 구독료가 늘어날 가능성 △대폭적인 수익 감소에 대한 대응책 △인력 감축·신규 채용·특파원 규모 축소·조직개편 고려 여부 △공적 기능을 담당하는 주요 부서의 기능과 규모 등 조정 여부 △자금 마련을 위한 자산 매각 가능성 △경영진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등 11가지 질의에 대한 답을 요구했다.
연합뉴스 정부구독료는 2003년 제정된 뉴스통신진흥법에 따라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가 해외뉴스, 6개 외국어 뉴스 제공, 지역뉴스, 재난보도 등 공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매년 받는 지원금이다. 그간 정부구독료 예산은 2017년 339억원, 2018년 332억원, 2019년 332억원, 2020년 319억원, 2021~2022년 328억원 등으로 편성돼 왔고, 연합뉴스 매출액(1800억원대)의 16~17%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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