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그림] 전깃줄
김상민 기자 2023. 9. 4. 20:30
안경을 닦고 하늘을 봅니다. 뿌연 안경 너머 뿌연 창문으로 뿌연 하늘이 보입니다. 안경을 닦고, 창문을 닦고 다시 한번 하늘을 보지만 깨끗한 하늘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리저리 엉켜 있는 전깃줄과 이름 모를 선들이 깨끗한 하늘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이젠 깨끗한 하늘을 한눈 가득 보기 위해선 좀 수고스럽지만, 몸을 움직여야 합니다. 시원한 바람을 따라, 하얀 구름을 따라, 한적한 길을 따라 탁 트인 곳에서 아무것에도 가려지지 않은 맑고 깨끗한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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