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미도 미군폭격 잿더미 보상하라”…유기송씨 1인 시위
인천시 묵묵부답 외로운 싸움
“정들었던 고향에 가고 싶어”
“삶의 터전을 한 순간에 잃어버렸습니다.”
지난 1950년 6·25 전쟁 당시 9·15 인천상륙작전으로 인한 ‘월미도 미군폭격 사건’의 피해자 유기송씨(85)가 4일 인천 남동구 시청 본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며 정당한 피해보상과 귀향을 요구했다.
유씨의 어머니는 1949년 12월 해방 직후 도망치듯 떠나는 일본인에게 전 재산을 털어 적산가옥을 매입했다. 가족의 보금자리이자, 어머니의 피와 땀이 서린 곳이었다. 유씨는 “어머니는 매입한 적산가옥 1층에 식당을 하면서 생활을 했다”며 “근처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던 수영장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6·25전쟁이 발발한 뒤 도망치듯 떠난 고향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유씨는 “6·25전쟁 이후에 충청도에 있는 사촌의 집에서 잠시 생활을 했다”며 “다시 돌아온 고향에는 폭격으로 인한 먼지만 가득했다”고 했다. 인천상륙작전의 5일 전에 이뤄진 폭격으로 월미도 마을은 모두 사라진 것이다. 결국 유씨 가족은 지척에 고향을 두고도 돌아가지 못해, 결국 인근 동구 대한제분 앞에 집을 짓고 생활했다. 이후 유씨의 어머니 등은 정부와 인천시에 피해보상을 비롯한 귀향 방법을 요청했으나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유씨는 “다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세상을 등지는 순간까지도 고향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군의 폭격으로 인한 피해 보상도 받고, 다시 고향에서 살아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6·25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인천상륙작전 5일을 앞둔 1950년 9월10일 작전상 전략지대였던 인천 월미도를 폭격하면서 민간인 100여명이 사망했다.
김지혜 기자 kjh@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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