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멈춤의 날'…교사·학부모·학생 한마음 추모
교육부 징계 예고 속에도 재량휴업·연차 참여 등 이어져
고인에 대한 진상 규명· 교권보호합의안 의결 촉구
"교단에서 억울한 죽음 반복되지 말아야"
"법 개정 등 실효성 있는 대책 필요"
좋은교사운동, '공교육 회복' 위해 금식 기도운동 전개
[앵커]
서이초 교사가 숨진 지 49일이 된 오늘(4일) 전국 곳곳에선 고인을 추모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집회 참석자들은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교권보호합의안 의결 등을 촉구했습니다.
기독교사들의 모임인 좋은교사운동은 금식 기도운동을 펼치며 공교육 회복을 위해 함께 기도했습니다 .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검은 색 옷을 입은 교사들이 여의도 국회 앞 도로를 가득 메웠습니다.
주말마다 교권 회복을 위한 집회를 이어온 전국 교사들은 서이초 교사가 숨진 지 49일 째 되는 날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하고 추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서이초를 비롯해 인천과 전북교육청 등 전국 곳곳에서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습니다.
앞서 교육부는 교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파면과 해임, 형사고발 등 중징계를 예고했지만, 전국 수 십개 학교가 재량휴업을 결정하고 교사들은 연차를 통해 집회에 참석 하는 등 추모의 마음을 막지 못했습니다.
학부모들과 학생들도 체험학습을 신청 하고 집회에 참석하는 등 교사들을 지지했습니다.
4대 종단 종교인들도 집회에 참석해 "지금은 억압이 아닌 연대와 지지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영락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서이초 선생님의 죽음은 망가져가는 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입니다. 학생들과 눈을 마주치며 교육에 전념하기 힘든 현실, 갖은 격무에 시달리며 정서적인 고통을 홀로 감내해야 하는 현실 가운데,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이런 현실을 외면했고, 사명감을 갖고 교단에 서는 선생님들을 절망의 낭떠러지로 떠밀었습니다."
집회 참가자들은 "잇단 교사들의 죽음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며 악성 학부모 민원 등 보호받지 못하는 교사들의 처참한 현실을 토로했습니다.
특히 "교육부가 교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기는 커녕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한 행동을 탄압하고 있다"며 고인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교권보호합의안 의결 등을 촉구했습니다.
[교사 연대 발언]
"'학교폭력 방임 교사다', '너 같은 X은 선생 하면 안 된다', '착한 척 가식 떨지 말아라', '아이가 기분 나쁜데 모르는 게 선생이냐', '양심이 있으면 그만둬라', '이 동네에서 교사 못하게 다 소문내겠다'라며 협박하고… 선택지는 죽거나 죽을 만큼 고통받거나 둘 중 하나였고, 저는 죽을 만큼 고통받고 큰 병을 얻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고 서이초 선생님께서는 잘못이 없습니다. 저희 교육현장이, 사회가 잘못되었습니다. 고인에 대한 가장 확실한 추모는 진상규명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한편, 기독교사들의 모임인 좋은교사운동은 금식 기도운동을 펼치며 마음을 모았습니다.
좋은교사운동은 기도문을 통해 "빈 교실에서 흐느껴 울던 선생님들의 신음소리를 나의 일이 아니라고 외면했음을 고백하고 회개 한다"며 "선생님들의 안타까운 죽음의 진상이 반드시 규명되고, 교단에서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이어 "49일이 지났지만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아동학대관련법을 비롯한 각종 법안이 개정되고, 교육부의 대책이 현장에서 실효성을 발휘 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승호 공동대표 / 좋은교사운동]
"공교육 멈춤을 넘어서 진정한 공교육 회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이것이 멈추어지지 않고 법적인 개혁과 개정과, 또 선생님들을 정말 보호할 수 있는 방안들이, 진짜 실효성 있는 방안들이 마련될 수 있길 위해서 기도제목을 올리고 함께 기도했습니다. 실질적으로 현장 선생님들이 고민해서 내놓은 방안들이 많거든요. 그것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서 반영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스탠딩]
교육부가 교원학생지도 고시안과 종합대책 등을 발표했지만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공교육 회복을 향한 교사들의 외침은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정용현] [영상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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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오요셉 기자 alethei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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