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즐거운 마음으로 세웠는데‥'홍범도 흉상' 세운 고려인들 심정은?
[뉴스데스크]
◀ 앵커 ▶
이런 상황에 대해서 홍범도 장군의 후손과 고려인들은 당혹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권에 따라서 달라지는 역사 해석에 혹시나 또 다른 오해와 피해를 당하지는 않을지 불안한 마음인데요.
광주의 한 고려인 마을에 천홍희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 리포트 ▶
광주 월곡동의 한 고려인 마을.
마을 한가운데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이 서 있습니다.
이 마을에는 지난 2001년부터 카자흐스탄 등에서 한국으로 이주해 온 고려인 7천여 명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홍범도 장군 유해가 서거한 지 7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이후 홍범도 장군 후손이 장군의 독립운동업적을 기리고 고려인의 자긍심을 키우기 위해 흉상 건립을 추진했습니다.
육사와 전쟁기념관에 흉상이 세워진 적은 있지만 고려인 마을에 세워진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임종배/전 광주지방보훈청장(지난해 8월 15일)]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헌신하는 분들을 모시는 일은 정부가 마땅히 해야 될 일이고 저희 국가보훈처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책무.."
국가보훈부는 지난 5월 이 흉상을 정부가 관리하는 현충시설로 지정했고, 지난달 광복절에는 봉오동 전투를 재현한 행사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공산주의자' 이력 논란이 커지면서 마을에는 당황한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고려인 마을을 찾았지만, 홍범도 장군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피하는 등 불편한 모습입니다.
3년에 한 번씩 재외동포 비자를 연장해야 하는 고려인 입장에선 불이익이 있을까 조심스럽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고려인 마을 관계자 (음성변조)] "공산당처럼 매도되니까 우리를 지금 공산주의자로 보고 또 추방시키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떨고 있어요. 비자 연장이 안 될까,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흉상 건립을 추진했던 홍범도 후손은 지금의 상황을 개탄했습니다.
[홍우표/홍범도 장군 후손] "고려인들은 홍범도 장군하면 완전 우상이에요. 피를 토하는 (심정입니다.)"
정권에 따라 달라지는 역사 해석에 고려인 주민들은 또 다른 오해와 피해를 당하지는 않을지 불안한 마음입니다.
MBC뉴스 천홍희입니다.
영상취재 : 이정현(광주) / 화면제공: 유튜브 '고려인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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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이정현(광주)
천홍희 기자(chh@kj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21439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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