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단체전 ‘디펜딩 챔피언’ 남자 탁구 대표팀, 카자흐스탄에 고전 끝에 8강 진출...모레 중국과 결승행 티켓 두고 격돌
남정훈 2023. 9. 4. 19:59
4강 진출엔 성공했지만, 뒷맛이 어쩐지 씁쓸하다. 남자 탁구 대표팀이 2023 평창 아시아탁구선수권 남자 단체전 8강에서 고전 끝에 카자흐스탄을 누르고 4강에 올랐다.
주세혁 감독이 이끄는 남자 탁구 대표팀은 4일 강원도 평창돔에서 열린 2023 평창 아시아탁구선수권 남자 단체전 8강에서 카자흐스탄에 3-0 승리를 거뒀다. 4강에 오른 한국은 이날 일본에 3-0 셧아웃 승리를 거둔 자타공인 세계최강 중국과 6일 정오에 결승행 티켓을 두고 맞붙는다. 한국은 중국이 코로나19로 출전하지 않은 2021 도하 아시아선수권에서는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이날 8강전 경기 스코어는 3-0이었지만, 경기를 들여다보면 고전을 면치 못한 경기였다. 1단식에 나선 남자 대표팀 내 에이스인 세계랭킹 8위의 장우진(28·대한탁구협회)은 16살의 신예인 카자흐스탄의 알란 쿠르만가리예프를 상대로 첫 두 세트를 내주고 0-2로 끌려갔다. 세계랭킹이 204위에 불과한 쿠르만가리예프는 10대의 패기와 강력한 포핸드샷으로 장우진을 당황케 하며 첫 두 세트를 모두 11-9로 잡았다.
이대로 경기를 내줄 뻔한 위기에서 장우진의 집중력은 살아났다. 쿠르만가리예프의 포핸드샷은 3세트에도 계속 됐지만, 장우진의 포핸드샷의 감각도 살아나면서 긴 랠리를 점차 자신의 것으로 가져오기 시작했다. 경험에서 앞선 장우진이 3세트를 따내자 쿠르만가리예프의 경기력은 4세트 들어 눈에 띄게 저하됐고, 장우진은 기세를 몰아 4세트도 11-3으로 손쉽게 잡아냈다. 승부를 가른 5세트도 장우진이 세트 초반 4-1로 앞서나가며 승기를 잡았고, 결국 11-5로 5세트를 잡아내며 경기를 가져왔다.
2단식 주자는 세계랭킹 17위인 임종훈(26·한국거래소). 상대는 카자흐스탄 대표팀 에이스인 세계랭킹 72위의 키릴 게라시멘코. 임종훈도 첫 세트에 몸이 덜 풀린 듯 게라시멘코에게 9-11로 1세트를 내줬지만, 2세트부터 힘을 내기 시작했다. 백핸드와 포핸드를 섞어 쓰는 임종훈의 공격에 게라시멘코의 수비력은 저하됐고, 임종훈은 2,3세트를 모두 11-8로 제압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카자흐스탄 에이스는 호락호락하게 물러서지 않았다. 게라시멘코는 4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12-10으로 잡아내며 기어코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갔다. 임종훈과 게라시멘코는 5세트에도 강력한 포핸드샷 랠리를 펼치며 박빙의 승부를 이어갔다. 임종훈이 5세트 초반 2-2에서 내리 넉점을 따내며 6-2로 앞서 나가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안정적으로 리드를 지켜나간 임종훈은 5세트를 11-7로 잡아내고 승부를 따냈다.
3단식은 세계랭킹 39위의 안재현(24·한국거래소)이 나섰다. 상대는 아이도스 켄지구로프(세계랭킹 282위). 한 수 아래의 상대를 만나 안재현은 경기 내내 상대를 압도했다. 1세트를 11-8로 잡아낸 안재현은 2세트는 11-4로 더 큰 점수 차로 따내며 일찌감치 승리를 예약했다. 3세트에도 초반 5-1로 크게 앞서 나간 안재현은 11-2로 마무리하며 한국의 4강행을 확정지었다.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주세혁 감독은 “이제 세계 어느 나라나 쉬운 상대가 없다는 것을 오늘 경기로 다시 한 번 느꼈다. 첫 경기라 우리 선수들이 약간 고전을 한 것 같다. 극복 잘 해서 내일 모레 중국전을 최선을 다해 붙어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우진은 “첫 경기라서 생각보다 어렵게 풀어갔는데, 그래도 잘 극복해냈다. 제 생각보다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지만, 이겨냈다는 것에 만족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임종훈도 “첫 게임은 항상 어려운데, 이길 수 있어 다행이다. 공이 안 맞거나 그런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잘 가다듬어서 중국전을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 주자로 3-0 완승을 거둔 안재현은 “한국에서 하는 경기인 만큼 좀 긴장이 될 줄 알았는데, 막상 경기장에 들어가니 생각보다 잘 풀렸다”라면서 “형들이 앞에서 좀 고전을 하길래 저도 그럴줄 알았다. 형들과 맞붙은 선수들이 더 잘하는 선수들이라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평창=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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