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집 밖은 싫어요”…고립 택한 54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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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른바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범인들 가운데엔 '은둔형 외톨이'가 적지 않았습니다.
이런 청년들이 전국에 최대 54만 명이라고 하는데요,
왜 고립을 선택했는지 또 다시 사회로 복귀하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현장 카메라 전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5년째 집 밖에 거의 나가지 않고 고립 생활을 해 온 37살 A 씨.
누워서 휴대전화를 보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게 하루의 전부입니다.
[A 씨 / 고립 15년차 청년]
"초등학교 5학년 때 학교 폭력이 시작되면서부터 은둔이 시작되었고요. 방학 때 3달 동안 집 밖에 한 번도 안 나갔어요."
한창 일하고 사회생활할 나이이지만, 기초생활 수급비를 받아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A 씨 / 고립 15년차 청년]
"뚜렷하게 성취한 게 없으니까 나 서른에 뭘 했지? 이게 기억이 가끔 안 날 때가 있어요, 진짜로. 저도 사회복지사라도 좀 해봐야겠다 해서 학점은행제 강의 듣기 시작했습니다."
연이은 취업 실패로 6개월 동안 집 밖에 거의 나가지 않았다는 32살 김지연 씨.
[김지연 / 고립 6개월차 청년]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를 하고 계속 종일 게임을 하다가 씻고 자고 이렇게 그게 계속 반복이에요. 그걸 6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
은둔생활은 극단적인 행동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김지연 / 고립 6개월차 청년]
"심리적으로 고립이 되어 있다 보니까 많이 좀 기분이 다운되고요. 자해를 몇 번 좀 시도를 했었던 것 같아요."
B씨는 중학생 자녀가 학교도 가지 않고 은둔생활을 한 지 벌써 1년째입니다.
[B 씨 / 고립 1년차 자녀 어머니]
"둘째가 그러다가 큰 애도 지금 (학교) 안 나가요. 올해부터요. 엄마 같은 경우는 보통 학부모 엄마들을 만나잖아요. 그런걸 말하기가 쉽지가 않으니까…."
어떻게든 세상 밖으로 끌어내려 하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입니다.
[B 씨 / 고립 1년차 자녀 어머니]
"가정에서 아무리 열심히 해봤자 가정만 사회가 아니잖아요. 그것만 가지고 안 되는 거죠."
전국의 고립·은둔 청년은 최대 54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가정불화, 학교폭력, 취업 실패 등 그 이유도 다양합니다.
이들을 계속 방치할 경우 나중에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할 수도 있습니다.
넓은 운동장, 고립 생활을 하던 외톨이들이 치고 달리며 함께 야구를 합니다.
자립 지원 센터에서 만난 사이로 조금씩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해봅니다.
[고립 3년차 청년]
"활동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육체적으로 좀 좋아진 것 같고요. 마음적으로도 사람을 대하는 게 편해졌고…."
긴 시간 꾸준한 도움이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김옥란 /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 센터장]
"장기적인 정책은 지금 없는 상황이에요 1년에서 3년 걸리는 청년의 회복(기간을) 봤을 때는 재고립될 수 있는 위험이…."
외톨이들이 알을 깨는데 더 많은 손길이 필요합니다.
현장카메라 전민영입니다.
PD : 장동하 윤순용
AD : 석동은
작가 : 전다정
전민영 기자 pencak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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