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9·4 교사 징계 않을 것"…교육부에 징계 방침 철회 요구

김윤정 2023. 9. 4. 19:5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일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제 이후 입장문 발표
"교사 뜻있는 행동, 징계덫에 빠질 것" 철회 촉구
교육부, 이날 브리핑서 "기존원칙 변함없다"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연가·병가 등 방식으로 ‘9·4 공교육 멈춤의 날’에 동참한 교사들에 대한 징계 방침을 철회해달라고 이주호 부총리를 향해 촉구했다.

9월 4일 오후 서울 서이초에서 열린 숨진 교사의 49재 추모제에서 (오른쪽부터) 조희연 서울교육감,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임태희 경기교육감,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학년 6반 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단)
조 교육감은 4일 입장문을 내 “저는 선생님들의 연가와 병가에 대해 징계를 내릴 수 없다. 결재를 앞두고 계신 학교장님들에 대한 징계도 내릴 수 없다”며 “선생님들에 대한 징계 방침을 철회해달라”고 밝혔다.

그는 “부총리님께서도 선생님이 교실에서 정당하게 가르칠 권리를 강력히 지지하고 계신다”며 “불안과 공포는 정당하게 가르칠 권리와 양립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생님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교권을 옹호한다면, 열정적인 선생님들을 징계할 수 없다. 우리 선생님들께 지금 필요한 것은 징계가 아니라 자율과 토론”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여의도에선 지금도 수만 명의 선생님들께서 모여 계신다”며 “깊은 슬픔을 딛고 무수히 상처 난 교육적 관계를 회복하겠다는 마음으로 모인 선생님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일이 되면 학교는 다시 혼란에 빠진다. 서이초 선생님을 기억하고 공교육을 바로 세우겠다는 선생님들의 뜻있는 행동이 징계의 덫에 빠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추모 집회 참석 등을 위해 연가·병가를 사용한 교사나 임시휴업을 강행한 교장의 징계와 관련 “기존 원칙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오늘은 추모를 위한 날이기 때문에 징계 관련 발언은 삼가겠다”면서도 “기존 원칙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단행동에 동참하는 교사·교장을 대상으로 징계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전날 이 부총리도 교사들에게 학교 현장을 지켜달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냈다. 이 부총리는 “상처받은 교권을 신속히 회복해 선생님들께서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고 교육에 전념하실 수 있도록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더욱 노력하겠다”며 “선생님들께서는 학생들 곁에서 학교를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임시휴업을 실시한 학교는 이날 오후5시 기준 38개교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2곳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세종 8곳 △광주·충남 7곳 △인천 3곳 △울산 1곳 순이다. 부산·대구·대전·경기·강원·충북·전북·전남·경북·경남·제주 등 11개 시·도는 임시휴업한 학교가 없다. 서울에서는 서이초·신목초가 이날 임시 휴업을 했다.

다음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입장문 전문이다.

교육부는 선생님들에 대한 징계 방침을 철회해 주십시오.

오늘 서이초 선생님의 49재 추모제가 있었습니다.

추모제에 이주호 교육부총리님과 임태희 경기교육감님, 여야 원내대표님까지 함께해 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의도에선 지금도 수만 명의 선생님들께서 모여 계십니다. 깊은 슬픔을 딛고, 무수히 상처 난 교육적 관계를 회복하겠다는 마음으로 모인 선생님들입니다.

하지만 내일이 되면, 학교는 거대한 혼란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내일이 되면 학교는 다시 혼란에 빠집니다. 서이초 선생님을 기억하고, 공교육을 바로 세우겠다는 선생님들의 뜻있는 행동이 징계의 덫에 빠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저는 앞서 상처 입은 선생님들이 비를 피하는 우산이 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동료의 비극에 함께 아파하는 선생님들과 상주의 마음으로 손을 맞잡겠다는 약속도 드렸습니다.

그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가장 열정적인 선생님이 가장 먼저 다치는 학교 현실을 더는 끊어내겠습니다.

저는 선생님들의 연가와 병가에 대해 징계를 내릴 수 없습니다. 결재를 앞두고 계신 학교장님들에 대한 징계도 내릴 수 없습니다.

이주호 교육부총리님께 요청합니다.

우리 선생님들에 대한 징계 방침을 철회해 주십시오.

우리 선생님들의 간절한 염원에 상처를 내지 말아주십시오.

부총리님께서도 선생님이 교실에서 정당하게 가르칠 권리를 강력히 지지하고 계십니다. 불안과 공포는 정당하게 가르칠 권리와 양립할 수 없습니다. 선생님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교권을 옹호한다면, 열정적인 선생님들을 징계할 수 없습니다. 우리 선생님들께 지금 필요한 것은 징계가 아니라 자율과 토론입니다.

부총리님께서 현명한 결단을 내리시리라 믿습니다.

김윤정 (yoon95@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