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유오피스 위기라는데… 韓 공실률 3~4%대 `건재`

김남석 2023. 9. 4.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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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크플러스 코엑스점. 개인업무공간과 예약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컨퍼런스룸, 미팅룸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있다. 김남석 기자.
스파크플러스 코엑스점 입구. 스파크플러스 제공.

미국 공유 오피스 업체 '위워크'가 파산설에 휩싸이면서 공유오피스 시장 전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공유오피스 1위 기업 위워크는 한때 기업가치가 60조원을 넘기기도 했지만, 재택근무 확대와 스타트업 위축 등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글로벌 1위 기업이 위기에 빠지자 국내 공유오피스기업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은 건재하다는 평가다. 올해 2분기 기준 미국 뉴욕 맨해튼과 샌프란시스코 사무실 공실률이 각각 16%, 31%를 넘긴 것과 달리 국내 오피스 공실률은 2.2%에 불과한 상황이다.

특히 토종 공유오피스 기업 스파크플러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꾸준히 지점을 확대하며 현재 36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 중 규모가 가장 큰 코엑스점을 직접 찾았다.

스파크플러스 코엑스점은 지난 2010년부터 롯데면세점이 위치했던 곳을 새롭게 꾸몄다. 지하 1~2층, 지상 2~3층 총 4개 층을 모두 공유오피스로 제공한다. 6000㎡ 규모에 약 15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스파크플러스 관계자는 "입주 문의가 1000건을 넘길 정도로 인기가 높은 지점"이라며 "코엑스점을 포함해 신규 지점의 경우 2개월 내에 만실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엑스점에는 카카오스타일, 데이터노우즈 등 유명 기업과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이 뒤섞여 있다. 입주 기업 중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은 IT분야다. 사무실별로 1~2인에서 100여명이 넘는 인원을 수용할 수 있어 입주 기업 크기는 천차만별이다.

공유오피스의 가장 큰 장점은 '소통'이다. 각 기업이 별도의 사무실을 이용하지만 라운지는 공동으로 사용한다. 비슷한 업종끼리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하기에 유리한 구조다.

이밖에 대형 컨퍼런스룸과 미팅룸, IR룸 등 별도의 필요한 공간은 예약 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비용과 유연성도 장점으로 꼽힌다. 강남 한복판에 사무실을 구하기 어려운 소규모 기업도 공유오피스를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중심지에서 근무할 수 있다. 임대 중에도 기업이 성장하면 필요한 크기의 사무실로 이전할 수 있다.

팬데믹 이후 오피스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해외와 달리 국내 오피스 수요는 아직 건재해 보였다. 스파크플러스 전체 지점의 평균 공실률은 3~4%대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프리랜서가 라운지와 업무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한 '스파크플러스 라운지'를 출시하고 기업의 거점오피스 수요까지 흡수했다.

다른 국내 공유오피스 기업 역시 외국 보다 상황이 낫다. 매출 기준 국내 1위 기업인 위워크코리아는 지난해(연결) 매출 1229억원, 영업이익 394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406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뒤 2020년 228억원, 2021년 370억원 등 코로나 시기에도 매년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리스부채 상환액이 크게 늘어나며 2021년 2060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39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패스트파이브는 지난해 118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830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영업이익 적자폭은 확대됐지만, 지점을 43개까지 늘리며 3개 기업 중 가장 많은 지점을 보유하고 있고 3%대의 공실률을 유지하며 손순실을 297억원에서 254억원까지 줄였다.

스파크플러스도 팬데믹 기간 공격적으로 지점을 늘렸다. 이를 통해 2021년 적자(-32억원)였던 영업이익은 작년 흑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436억원에서 633억원으로 급증했다.

스파크플러스 관계자는 "지난해 9월 2만7000여명이었던 멤버 수가 올해 8월 5만여명까지 늘었고, 스파크플러스 라운지 서비스 누적 사용자도 20만명을 넘어섰다"며 "오피스 수요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해외 시장과 달리 국내는 오히려 단기 임대, 유연한 사무공간 등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대 공간을 다시 임대하는 전대차 사업의 수익성 한계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스파크플러스는 지난해 632억원의 수익을 얻었지만, 220억원을 임차료로 지급했다. 지점이 늘어나면서 스파크플러스가 지급하는 임차료도 1년새 70억원이 늘었다. 관리비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날 운영비, 임대 시장 상황에 따른 리스부채 확대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위워크 역시 인건비와 금리 인상 등으로 비용이 늘어나며 급격하게 어려워졌다.

스파크플러스와 패스트파이브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에도 순손실을 기록했다. 손실 규모는 크게 줄었지만, 이후 사무실의 감가와 비용 확대는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스파크플러스 관계자는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의 'AI랩'과 같이 기업들이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공간을 제공하고, 단순 전대차가 아닌 건물주와 함께 공유오피스를 운영하는 등 수익모델을 다양화 할 것"이라며 "그동안 고도화해온 운영시스템을 오피스 건물과 상업용 부동산에 접목해 전통적으로 고착화된 건물 운영 방식을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글·사진=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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