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추모' 경남서 4000명 운집…"교사보호, 공교육 정상화"

"유아, 초·중등교육법, 아동학대 특별법 개정 해야"
박종훈 경남교육감 "더 크게 반성…책임 지고 해결"

4일 오후 경남교육청 앞에서 열린 고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 집회에 참석한 교사들이 묵념하고 있다. 2023.9.4 ⓒ 뉴스1 박민석 기자

(경남=뉴스1) 박민석 기자 = "학습 분위기를 해치는 학생이 있어도 아무런 조치를 할 수 없는 것이 지금 공교육의 현실이다. 배우고 어울리며 행복의 공간이 돼야 할 교실이 아동학대의 명분 아래 무질서한 공간이 됐다."

4일 오후 경남교육청 앞에서 열린 '고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와 교육권 확보를 위한 경남문화제'에 참석한 통영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문찬규 교사는 이같이 말했다.

이날 집회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 경남교사노동조합, 경남교원단체총연합회와 경남 18개 교원단체가 함께한 가운데 경찰 추산 4000명의 교사들이 참석했다.

대규모 인원이 집중되면서 경찰은 도교육청 앞 중앙대로 3개 차로를 통제하고 100여명의 병력을 투입했다.

이날 집회에서 노경석 전교조 경남지부장은 "국회 교육상임위에서는 우리가 요구한 교권 향상을 위한 법안들이 법안 소위를 통과했지만 아동학대 처벌법을 관장하는 보건복지위에서는 여전히 미온적"이라며 "잊혀지지 않도록 우리의 동료를 잃지 않도록 국회가 법 개정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충수 경남교사노조 위원장은 "선생님이 학교 현장에서 수업을 해도 학생이나 부모가 기분이 나쁘면 정서적 아동학대로 기소되고 이는 직위해제로 이어진다"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도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됐지만 접수와 조사 과정에서 교사들은 수 많은 민원과 고소·고발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섭 경남교총 회장은 "미처 피지 못하고 하늘의 별이 된 서이초 선생님에게 동료로서 지켜주지 못한 무력감과 비탄을 느낀다"며 "학생을 제대로 지도할 수 없게 하는 잘못된 법 제도와 불합리한 관행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교사의 교육활동과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수업방해학생을 분리하고 보호자의 학교 교육관련 민원을 학교장의 책임 아래 법적 절차에 따라 처리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 초·중등 교육법과 유아교육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교권보호위원회의 교육청 이관과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교원지위법 개정과 아동학대 신고로 부터 교사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아동학대 처벌 특별법 개정도 필요하다"며 "이들 법 개정은 여야 간 이견이 없는 개정안을 모두 반영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이날 현장 발언을 통해 "지금의 현상에 대해 교육계 바깥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크게 반성하고 있다"며 "교육감들이 국회에 법 개정을 건의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다시는 이런 일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책임지고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4일 오후 경남교육청 본관 앞에 마련된 서이초 교사 추모 분향소를 찾은 교사들이 헌화하고 있다. 2023.9.4 ⓒ 뉴스1 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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