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국 경제 나란히 죽쑬 때…美·인도 폭풍성장, 무슨 차이?
◆ 희비 엇갈린 세계경제 ◆
올 들어 경제 성과 측면에서 약진한 국가로는 미국 인도 브라질 등이 꼽힌다. 반면 중국 독일 한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경제 성적표를 가른 원인으로는 원자재 자급도, 중국과의 교역 비중, 내수시장의 크기 등이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려 시중의 돈을 빨아들여도 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미국 달러화가 높은 이자율을 따라 미국으로 회귀하면서 긴축이 오히려 경제에 득이 되는 상황마저 벌어진다. 여기에 세계 각국에 미국내 투자를 사실상 강요하고 대중국 투자를 억제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까지 제정하는 보호무역 성향도 드러냈다.
미국의 움직임에 중국은 반발을 하고 있고 유럽도 미국 견제를 위해 역내 공급망을 활용해 생산한 제품에만 혜택을 주는 법안을 내놓으면서 맞불을 놓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 타격을 입히기에는 역부족이다.
미국 중국 유럽 등 각국의 보호주의 성향이 강해지면서 국제 무역은 계속 위축되고 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전세계 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 61%에서 지난해 57%까지 낮아졌다. 전세계 교역은 퇴조하고 있지만 미국의 무역 의존도는 25.5%에 그치기 때문에 무역 퇴조에 따른 타격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성장세를 이어가는 국가들은 미국과 정치·경제적으로 유사한 입장을 취하면서 무역 의존도가 낮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표적인 국가로 인도와 브라질이 꼽힌다.
IMF에 따르면 인도 경제는 올해 6.1%, 내년 6.3%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으면서도 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49.4%로 비교적 낮은 것이 특징이다. 남미 국가 중에서는 브라질의 약진이 눈에 띈다. 브라질은 무역 의존도가 39%에 불과하고 원자재가 상대적으로 풍부한 것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 연간 6%가 넘는 고성장을 이뤘던 중국 경제는 올해 5%, 내년에는 4%대 성장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청년 실업률이 급증하고 시진핑 주석의 경제적 리더십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사면초가’상태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 경제적 연계성이 강했던 국가들이 줄줄이 휘말려 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이웃 국가들이 소비자 수요 감소와 제조업 둔화를 겪고 있다”면서 “‘중국 경기둔화가 아시아 전역에 파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한국의 제조업 부진도 거의 반세기 만에 최장 기간으로 길어졌고, 동아시아의 다른 수출국가들도 수요 둔화에 타격을 입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 주로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면서 충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대만에서도 공장 생산량 감소와 해외 수요 감소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FT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중국발 수요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13%와 9%에 달하는 홍콩과 싱가포르가 ‘차이나 리스크’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으로 섬유·신발 등을 주로 수출하고 있는 베트남은 지난 2분기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14% 감소했고, 말레이시아 성장률도 지난 2년래 최저 수준이 됐다. 중국 전문 리서치업체 게이브칼의 빈센트 추이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재채기를 하자 아시아가 감기에 걸린 꼴”이라고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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