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빠찬스' 선관위, 운전·경비직엔 채용 갑질 "1년간 잘해야 정규직"

【 앵커멘트 】 선거관리위원회가 고위직 자녀와 가족을 대거 정규직으로 채용해 물의를 빚었죠. 그러는 사이, 규정상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할 9급 운전기사 등의 자리는 1년 임시직으로 뽑은 걸로 확인됐습니다. 친인척은 아빠찬스,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직군에는 채용 갑질을 한 거죠. 노태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6월에 낸 경력채용 공고입니다.

정보보안 분야에서 사무관과 서기보를 뽑는데, 1년간 근무 후 평가를 거쳐 정규임용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같이 일하는 동료 10명 정도에게 평가를 받아 임용이 결정되는 방식입니다.

선관위는 지난 4년간 이런 방식으로 46명을 뽑았는데, 1년 뒤 정규직이 된 사람은 29명에 불과했습니다.

3명 중 1명 이상이 탈락한 겁니다.

그런데, 이 같은 채용은 주로 운전이나 경비 업무 같은 방호, 시설 관리 등의 직군에 적용됐고, 다른 정부 부처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방식입니다.

관련 취업을 준비하거나 실제 다른 부처에서 일하는 이들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 인터뷰(☎) : A 씨 / 정부부처 관련 업무 종사 - "(1년 내부평가 뒤 전환) 그렇게 해서는 이제는 안 되는 걸로 듣긴 들었는데요. 그렇게 하는 데는 있는지는 몰랐습니다 저는."

실제 국가공무원법과 선관위 규칙에도 내부 평가로 정규직 전환을 정하는 규정은 없습니다.

▶ 인터뷰 : 이인선 / 국민의힘 의원 - "고위직 자녀들에게는 '아빠찬스'로 한없이 너그러운 모습을 보여주던 선관위가 방호와 운전 등 직군에는 1년 임기제로 상·하급자 평가를 잘 받아야만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소위 고용 갑질을…."

선관위는 취재가 시작되자 8월 경력채용 공고에선 같은 직급을 1년 뒤 정규 임용이 아닌 정년 보장 임용으로 바꿨습니다.

MBN뉴스 노태현입니다.

영상취재 : 최영구·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