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다" 광주·전남 교사 5000명 추모 집회
전남교육청서는 1000여명…김대중 교육감도 참여 "권한 내 노력"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서울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맞아 광주와 전남에서 5000여명의 교사들이 거리에서 고인을 추모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교권보호 관련법안의 개정을 촉구했다.
4일 오후 5시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서이초 교사 49재 광주 추모의 날' 집회가 열렸다. 교사와 학생, 일반 시민 등 4000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서이초 교사 죽음 진상을 규명하라'·'교권보호 관련법안 즉각 개정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와 광주교사노동조합, 광주교총, 광주실천교육교사모임 등 4개 교원단체가 마련한 피켓 4000개가 전부 소진됐다.
이날 집회서는 현직 교사와 학부모, 교육대학교 총장과 교육대 학생, 교장들까지 다양한 교육계 구성원들이 단상에 올라 교권 회복을 호소했다.
단상에 오른 13년차 초등교사는 "첫 교직을 맡았던 2011년 2학년 담임 시절 분노조절이 어려워 폭력성을 드러내는 아이를, 당시 교감은 '영재성을 보이는 학생이다'고 설명했고 저는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었다"면서 "그 학생이 칼로 친구 목을 긋는 제스처를 취하거나 저를 때리는 순간에서야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지금 학교 상황은 그때보다 더 악화됐다. 학부모님들은 '왜 우리 아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느냐'며 학교와 교사 책임으로 돌린다"면서 "이제는 교사들의 목소리를 듣고 악의적인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 각화초등학교 한 학부모는 "교사의 교육권을 보호하는 것이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위한 길이다"면서 "그러려면 학부모부터 기본적인 상식과 배려, 도덕성을 갖추야 한다. 누군가의 귀한 자녀였던 꽃다운 나이에 스러져간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허승준 광주교대 총장도 단상에 올라 "서이초 선생님이 떠난 49일간 비통함과 죄송함에 마음 둘 곳이 없었다. 교권이 무너진 교육 현장을 개선하지 못한 선배 교육자로서 너무 최송하고 참담하다"면서 "더 이상 선생님 같은 아픔을 겪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도록 우리가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38개 학교 교장들로 구성된 '뜻을 함께하는 광주지역 학교장'들도 단상에 올라 "교육공동체의 온전한 회복은 정당한 교육권으로부터 시작된다"면서 "오늘 선생님들의 행동을 지지하고 함께하겠다. 교육부의 겁박으로부터 선생님들을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와 광주교사노동조합, 광주교총, 광주실천교육교사모임 등 4개 단체는 △서이초 교사 죽음 진상 규명 △아동학대 고소 지를 위한 관련 법안 개정 △악성 민원 방지와 수업 방해 학생 분리 시스템 마련 △광주교육청의 교사 협의체 구성·추진 등 내용을 담은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집회에 앞서 전교조 광주지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날 광주에서는 2453명의 초등 교사가 조퇴·병가·연가로 '공교육 멈춤의 날'에 동참하고 7개 학교가 자체 휴업했다.
광주지부는 "교육부의 징계 압박과 교육청의 방관 속에서 일선 학교장들이 교사들의 정당한 연가 신청과 병가 신청을 부당하게 반려하는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점점 더 많은 현장 교사들이 공교육 멈춤에 동참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징계 압박 절차를 멈추고 공교육 멈춤의 날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광주시교육청 집계에서는 33명의 교사가 연가를, 965명의 교사들이 병가를 제출하며 '공교육 멈춤의 날'에 동참했다.
시교육청은 대체인력 420명을 투입해 교육 현장을 지원했다.
이날 오후 5시 전남도교육청 앞에서도 전남지역 교사 1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서이초 교사 추모 집회가 열렸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65명이 연가를, 1345명이 병가를 제출하며 서이초 교사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김대중 전남도교육감도 집회에 참석해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깊은 애도를 표한다. 지난 주말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추모 집회서도 참여해 많은 것을 느꼈다"면서 "교육감의 권한 안에서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zorba85@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전처, 김병만 명의로 사망보험 20개 가입…수익자도 그녀와 양녀 딸" 충격
- 괌 원정출산 산모, 20시간 방치 홀로 사망…알선업체 "개인 질병, 우린 책임 없다"
- 격투기 선수 폰에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 수십개…경찰, 알고도 수사 안했다
- 토니안 "상상초월 돈 번 뒤 우울증…베란다 밑 보며 멋있게 죽는 방법 생각"
- 절도·폭행에 세탁실 소변 테러…곳곳 누비며 공포감 '고시원 무법자'
- 김태희, ♥비·두 딸과 성당서 포착…"꿈꾸던 화목한 가정 이뤄"
- 14만 유튜버 "군인들 밥값 대신 결제" 말하자…사장님이 내린 결정 '흐뭇'
- 박나래 "만취해 상의탈의…이시언이 이단옆차기 날려 막아"
- 최현욱, SNS '전라 노출' 사진 게시 사고…'빛삭'에도 구설
- 12억 핑크 롤스로이스에 트럭 '쾅'…범퍼 나갔는데 "그냥 가세요"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