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49재, 강원교육청서 600여명 교사들 모여 추모

추모제 시작하자, 눈시울 붉히고 눈물 흘리며 공감하기도
강원교육청도 추모공간 마련하고 교사들 지원나서

서울 서이초 교사 49재인 4일 강원도 교사 600여명이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앞에 모여 고인을 추모하고, 교권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2023.9.4 한귀섭 기자

(강원=뉴스1) 한귀섭 기자 = 서울 서이초 교사 49재인 4일 강원도 교사들이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앞에 모여 고인을 추모하고, 교권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4일 오후 4시 30분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앞. 추모의 뜻으로 검은색 옷을 입은 선생님들이 후문으로 하나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이날 형광 조끼를 입고 국화과 근조 리본을 나눠줬다. 교사들은 누가 뭐라고 할 것 없이 앞줄부터 채워 앉기 시작했다.

18개 시·군에서 모인 교사들은 오랜만에 만난 동료들을 보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날 아이들과 손을 잡고 온 선생님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이들은 남들에게 피해가 갈까 추모제가 열리는 곳 옆에 돗자리를 깔고 아이들과 함께 안타깝게 목숨을 끊은 서이초 교사를 추모했다.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은 이날 오후 5시 도교육청 국·과장들과 함께 도교육청 앞마당에 마련된 추모 공간을 찾아 헌화하고 추모했다.

서울 서이초 교사를 향한 추모시를 듣고 눈물을 흘리는 교사.203.9.4 한귀섭 기자

신 교육감은 추모가 끝난 뒤 국과장들에게 “추모제가 끝날 때까지 진행이 잘 될 수 있도록 협조하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지원하라”고 당부했다.

이날 추모제 시작 시간인 오후 5시 30분이 다가오자 교사들은 점점더 많아졌고, 국화와 근조리본을 받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섰다.

600여명의 선생님들이 모인 도교육청은 추모제가 시작하자 적막이 흘렀다. 49초의 묵념으로 시작된 추모제는 현장교사가 쓴 추모시가 읊어지자 앉아있던 선생님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진 도내 한 1년차 초등교사는 추모발언을 하며 울먹거렸고, 앉아있던 선생님들로 눈물을 흘렸다. 해당 교사는 “교육을 관할하는 기관이 교사의 편이 아니라면 우리는 어디에 변화를 요구할 수 있냐”며 “몇명의 선생님이 더 떠나야 바뀔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녀가 교사로부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길 원한다면 교사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우선되야 한다”며 “시간이 지나 되돌아보면 그때는 정말 힘들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는 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교권이 개선되야 한다”고 말했다. 추모제가 시작된 후에도 선생님들은 도교육청으로 꾸준히 모여들었다.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은 이날 오후 5시 도교육청 국·과장들과 함께 도교육청 앞마당에 마련된 추모 공간을 찾아 헌화하고 추모했다. 2023.9.4 한귀섭 기자

이날 아이와 함께 추모제에 참석한 홍천의 한 여교사(30대)는 “서이초 교사의 일이 나한테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추모제에 나왔다”면서 “서울 추모제에도 몇 번을 갔다 왔지만 아직도 달라진 것은 없다. 서이초 교사의 명예회복과 교사들을 위한 교권보호가 이뤄져야 한다”고 토로했다.

강원도에서는 이날 686명의 교사들이 연가와 병가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도교육청은 이날 각급학교의 정상적인 학사 운영을 지원하고 학교 현장의 어려움 발생 시 대응하기 위해 부교육감을 단장으로 하는 긴급대응반을 구성해 운영했다

이날 집회는 서이초 교사를 포함해 서울과 경기, 전북 군산의 교사 3명이 잇달아 숨지면서 교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요구를 반영한 '공교육 멈춤의 날' 공동행동의 하나로 마련됐다.

서울 서이초 교사 49재인 4일 강원도 교사들이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후문 앞에서 국화와 근조리본을 받기 위해 긴 줄이섰다.2023.9.4 한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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