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그곳에서 평안하세요"…서이초 사망교사 49재 대전 집회

허진실 기자 2023. 9. 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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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이초에서 숨진 교사의 49재를 맞아 대전시교육청 인근에서 열린 추모 집회에 교사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4시30분 대전 보라매공원에는 전교조 대전지부, 대전실천교육교사모임, 대전좋은교사운동 주최로 '고(故) 서이초 선생님 49재 추모 집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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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교육청·보라매공원 시민 발길 이어져
교사·학부모·학생·교사 준비생까지
4일 오후 4시30분께 대전 서구 보라매공원에 마련된 서울 서이초 사망교사의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2023.9.4. /뉴스1 ⓒNews1 허진실 기자

(대전=뉴스1) 허진실 기자 = "선생님 이제 그곳에서는 평안하세요"

서울 서이초에서 숨진 교사의 49재를 맞아 대전시교육청 인근에서 열린 추모 집회에 교사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4시30분 대전 보라매공원에는 전교조 대전지부, 대전실천교육교사모임, 대전좋은교사운동 주최로 ‘고(故) 서이초 선생님 49재 추모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 앞서 마련된 분향소 앞에는 헌화하려는 교사와 시민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방명록에는 ‘선생님 이제 그곳에서 평안하세요’‘후배 교사님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등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글들이 적혀 있었다.

초등학교 교사 이모씨(44)는 “반 아이들 25명 중에 14명이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했고 학부모들로부터도 지지한다는 메시지도 많이 받았다”며 “이번이 아니면 학교 현장이 바뀔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을 가지고 거리로 나왔다”고 말했다.

4일 오후 4시30분께 대전 서구 보라매공원에서 서울 서이초 사망교사의 49재 추모집회가 열려 참가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2023.9.4. /뉴스1 ⓒNews1 허진실 기자

집회가 시작하자 참가자들은 '교권보호합의안 의결하라''진상규명이 추모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었다.

현장 교사들이 추모 발언을 할 때는 곳곳에서 흐느낌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6년차 초등학교 교사 송모씨(28)는 징계를 각오하고 병가를 낸 뒤 집회에 참가했다.

그는 “전국의 많은 선생님들을 교육부가 어떻게 다 징계할 수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탁상공론하고 있는 교육부를 보면 현장을 바꾸고 싶은 의지가 있기는 한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또 다른 교사 기모씨(33)는 “서이초 선생님의 죽음에 대한 진상 파악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며 “진정한 교권 회복은 그 이후에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4일 오후 4시30분께 대전 서구 보라매공원에서 서울 서이초 사망 교사의 49재 추모집회가 열렸다. 2023.9.4. /뉴스1 ⓒNews1 허진실 기자

집회가 시작하고도 추모객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아 보라매공원은 물론이고 인근 도로까지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특히 교사 뿐만 아니라 학부모, 학생, 교사준비생 등도 참가해 추모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와 함께 온 학부모 김모씨(43)는 "선생님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도 교실에서 일어나는 폭언, 폭력의 피해자"라며 "학교 교육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목소리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참가했다"고 강조했다.

교복을 입고 온 고등학교 1학년 소모군은 “평소 학생들이 옳지 못한 일을 해도 선생님들이 강력하게 제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꼈다”며 “집회에 한 번도 참여해본 적은 없는데 돌아가신 선생님은 꼭 추모하고 싶었다”고 했다.

교사 준비생 장모씨(28)는 “서이초 선생님의 기사를 접하고 한동안 시험 준비를 하지 못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며 “오랫동안 교사를 꿈꿨던 사람으로서 교육 현장이 꼭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이밖에도 같은날 오후 5시30분 시교육청 주차장에서 대전교총 주최로 추모제가 열렸고 대전교사노조는 학교 198곳에 ‘학생에게는 학습권을, 교사에게는 교육권을’이라는 현수막을 붙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고인을 기리는 추모가 이어졌다.

4일 오후 대전시교육청 앞에 '학생에게는 학습권을, 교사에게는 교육권을'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달려있다. 2023.9.4. /뉴스1 ⓒNews1 허진실 기자

zzonehjs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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