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금감원, 정치 개입" vs 금감원 "김상희, 불법의 수익자"

"'다선 의원' 자료 잘 작성했다고 생각해 고치지 않아"
이복현 “총선 출마 생각 전혀 없어…정치할 생각 없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9.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박승희 한유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4일 김상희 의원의 라임펀드 특혜성 환매 의혹이 세간에 알려진 배경으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지목하고 "금감원이 정치에 개입했다"고 맹공했다.

이 원장은 "정치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김 의원은 불법적 특혜의 수익자"라고 맞받았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금감원 보도자료에 쓰인 '다선 국회의원' 표현과 관련해 "(공직자) 재산공개 (자료를) 보면 실명이 추정될 수 있는 발표를 금감원장이 한 것"이라며 "금감원장이 정치적으로 움직인다면 대한민국 금융이 흔들린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 원장에게 내년 총선 생각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 원장은 "전혀 없다"며 "이렇게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에 대해 특혜를 본 분의 동료분들이 사과없이 추궁만 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제가 만약 특혜를 받았다면 송구하다고 말씀드리며 시작할 것 같다"고 반박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24일 검사결과 보도자료를 통해 라임자산운용이 회사 고유 자금과 다른 펀드 자금을 투입해 다선 국회의원 A씨에게 특혜성 환매를 해줬다고 밝혔다. A씨는 김상희 의원으로 파악됐다.

이복현 원장은 금감원 보도자료에 '다선 국회의원' 표현을 넣으라고 지시했느냐는 백혜련 정무위원장 질의에는 "사안의 본질을 명확히 하기 위해 가감 없이 자료를 만들라고 지시한 기억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10번 고치기는 했지만, 그 표현(다선 국회의원)이 처음부터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사안의 본질이 잘 포함되도록 가감 없이 작성하라고 지시했고 잘 작성했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은 고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10년간 금감원 보도자료에 국회의원을 명시한 적이 있냐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는 "국회의원이 불법 수익자인 것은 처음"이라며 "불법의 수익자에 대해서 우리가 건건이 본인의 입장을 듣지는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금감원이 김 의원 관련 조사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의원들 질의에 대해 김 의원과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나눈 녹취를 공개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당시 약 한 시간가량 진행된 면담에서 보도와 관련해 강하게 항의했고 이 원장은 5차례 이상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김 의원이) 금감원장의 공직자로서 체면을 이유로 대화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제 명예와 체면을 내려놓을 테니 녹취록을 공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근거나 수사기관의 내용이나 금융 자료를 보여드릴 수 없으니 이런 식으로밖에 설명해 드리지 못한다"며 "대화를 전부 공개해 주시면 국민들도 여러 가지를 판단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