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한, 국내 반정부세력에 오염수 반대 활동 지령”···근거는?
국가정보원이 4일 “북한은 현재 국내 반정부세력이나 지하망에 (오염수 방류) 반대 활동을 하도록 하는 지령을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의 같은 보고를 들은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상적인 북한 선전매체 내용을 봤을 때 (국정원장의 판단이) 그렇다는 것”이라고 김규현 국정원장의 발언 취지를 설명했다.
유 의원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후쿠시마 오염처리수와 관련된 북한의 반응이 중국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것 아닌가’라는 김의겸 (의원의) 질의에 대해 (국정원은) ‘북한은 현재 국내 공조세력이나 지하망에 반대활동을 하도록 하는 지령을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의원은 “김 의원이 ‘요즘 북한의 일본에 대한 대응이 약한 거 같지 않나’라고 질문했더니 원장이 그런 답변(북한 지령)을 했다. 질문과 답변이 다른 것”이라며 “원장은 자기 인식대로 (질문을) 해석해서 얼마 전 ‘구국의 소리’나 북한 선전매체를 통해 보면 그런 것 같다고 말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 원장이 김 의원의 질문 취지와는 다른 답변을 내놓았다는 주장이다.
윤 의원은 ‘국정원이 국내 반정부세력에 대한 수사라도 한다는 건가’라는 질문에는 “전혀 (아니다)”라며 “유 의원이 (기자들에게) 백브리핑을 과하게 했는데 원장 답변은 그게 전부다. 통상적이라면 국정원에서 그 정도 얘기를 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근거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북·중·러 연합훈련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과 면담할 당시 북·중·러 연합훈련에 대한 공식 제의가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답했다. 북한의 군사 동향에 대해서는 “외부적으로 볼 땐 UFS(한·미 연합연습 ‘을지자유의방패’) 훈련 대응 성격의 모습이 보이긴 하지만 현재 김정은의 행보와 북한의 전력을 볼 때 북한이 만일 전쟁을 한다면 장기전은 불가능하고 속전속결의 단기전으로 전쟁을 치르려는 의지가 강하게 보인다”고 답했다고 유 의원이 전했다.
김 원장은 김주애 후계자설에 대해 “북한은 백두혈통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남성 위주 사회이기 때문에현 단계에서 김주애를 후계자로 판단하는 건 성급하다”고 답했다고 유 의원이 전했다.
김 원장은 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행사 참석 관련 경위를 파악하고 있느냐는 질의에는 “현재 파악 중이고 일본 정보기관과 협력을 통해 팩트를 체크 중에 있다”고 답했다.
김 원장은 국정원이 내년 예정된 대공수사권 이관에 대비해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개정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경찰이 대공수사를 하게 되고 국정원은 보조적 역할”이라며 “국정원이 다시 수사권을 잡는다는 것은 근거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고 유 의원이 전했다. 김 원장은 문재인 정부 인사들에 대한 인사보복이 있었느냐는 질의에는 “정부 기관 인사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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