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습 변호사 ‘카톡 유출’ 선배 변호사 사건 ‘엄벌 필요’ 항소

1심, 징역 6개월 선고

수습 변호사가 연인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호기심에 몰래 빼낸 선배 변호사에 1심 법원이 징역 6개월을 선고하자 검찰이 “양형이 부당하다”며 4일 항소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모습./뉴스1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채희인 판사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A(37)씨에 대한 지난 3일 선고공판에서 “A씨는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의 사적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피해자의 카카오톡 대화 등 비밀을 침해했다”며 징역 6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채 판사는 선고 당시 “A씨의 변명으로 피해자 B씨가 부득이하게 법정에 증인으로 서야 했고, 재판장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A씨는 B씨에게 인신공격적이고 모욕적인 질문을 반복했다”고 했다. 또 B씨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A씨가 미약한 준법의식을 보인 점 등을 형량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A씨에 대해 엄벌이 필요하다며 4일 항소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공판4부(부장 강민정)는 이날 “변호인인 피고인이 높은 도덕적 사명감과 윤리 의식이 요구됨에도 개인적 호기심 충족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을 뉘우치기 보다는 변명을 일삼고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모욕적인 인신공격성 신문을 수 차례 반복하는 등 2차 가해를 한 점,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징역 3년을 구형했지만, 선고 결과가 이에 미치지 못했다”며 “2심에서 시정받고자 항소했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법무법인에서 근무한 A씨는 작년 9월 같은 회사 수습 변호사였던 B씨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남자친구와 나눈 3개월치 대화 내용을 ‘카카오톡 내보내기’ 기능을 통해 자신의 휴대전화로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 유출된 정보에는 B씨의 집 비밀번호 등 사적인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