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 속 바다' 남미 티티카카 호수, 기후변화에 말라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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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충청남도보다도 면적(8,300㎢)이 넓어 '육지 속 바다'로 불리는 남미 최대 호수 티티카카가 말라붙고 있다.
볼리비아는 이미 지난 7월 말 티티카카 호수에 가뭄 경보를 내렸다.
볼리비아 국립해군수로학서비스 소속 엔지니어인 카를로스 카라스코는 "불과 3개월 만에 티티카카 호수 수위가 30㎝나 낮아졌다"며 "연중 이 시기(건기 5~10월) 복사열로 인한 증발량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호수 수위는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AP통신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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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수위 최저 찍을 듯"
300만 명의 생계도 직격탄 맞아
한국의 충청남도보다도 면적(8,300㎢)이 넓어 '육지 속 바다'로 불리는 남미 최대 호수 티티카카가 말라붙고 있다. 기후변화가 부채질한 전례 없는 폭염과 가뭄 때문이다.
"겨울 폭염에 가뭄, 엘니뇨까지"
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페루와 볼리비아 국경을 가로지르는 안데스산맥에 위치한 티티카카 호수 수위가 기후변화로 인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볼리비아는 이미 지난 7월 말 티티카카 호수에 가뭄 경보를 내렸다. 페루 기상청의 식스토 플로레스 국장은 "오는 12월까지 호수 수위는 199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며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현상은 지구 온도 상승으로 인해 호숫물의 증발량은 많아졌고, 강수량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페루 기상청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이 지역 강수량이 예년보다 평균 49% 줄었다고 밝혔다. 통상 수위가 올라가는 우기(11~4월)가 포함됐음에도 강수량이 반토막 난 것이다. 지난해 8월 한겨울인 남미를 덮친 '겨울 폭염'도 악영향을 미쳤다. 당시 섭씨 40도에 육박했던 '이상 고온'은 평소보다 많은 호숫물 증발을 야기했다. 볼리비아 국립해군수로학서비스 소속 엔지니어인 카를로스 카라스코는 "불과 3개월 만에 티티카카 호수 수위가 30㎝나 낮아졌다"며 "연중 이 시기(건기 5~10월) 복사열로 인한 증발량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호수 수위는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상황은 실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적도 지역 태평양 동쪽의 해수면 온도를 끌어올리는 엘니뇨의 힘이 여느 때보다 강력한 탓이다. 페루 기상청의 그리니아 아발로스는 "엘니뇨로 인한 따뜻한 기온이 적어도 내년 2월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이는 곧 안데스 지역에 더 적은 비가 내린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호수 의존' 300만 명 생계 위기
티티카카 호수가 떠받치고 있는 지역 경제도 위기에 처했다. 호수 인근에서 어업과 농업, 관광업으로 생계를 잇는 300만 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얘기다.
28년간 티티카카 호수에서 어업 활동을 해 온 마테오 바르가스(56)는 AP 인터뷰에서 "매일 이곳에서 많은 물고기를 잡곤 했지만 이제는 6마리만 잡아도 행운이라고 생각할 정도"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의 아내 저스티나 콘돌리(58)는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기근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역민의 주식인 퀴노아와 감자, 가축의 사료로 사용되는 귀리 작황도 큰 타격을 받았다. 전직 공무원인 드 라 크루즈(74)는 "물이 없으면, 비가 오지 않으면, 우리는 살 수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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