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 인터뷰] ‘꿈에 시기가 있을까요’…‘은퇴 기로’ 이겨낸 김종석의 바람 “여전히 국가대표가 목표”
[스포티비뉴스=박건도 기자] “늦은가 싶기도 하지만, 여전히 국가대표 승선이 최고 목표이자 꿈입니다.”
프로 무대 복귀 2년 차다. 김포FC의 핵심 멀티 플레이어 김종석(28)의 축구 인생은 롤러코스터 같았다. 축구 명문 포항제철고를 거쳐 K리그 명문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했지만, 프로 첫해는 쉽지 않았다. 신인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인 동계 훈련을 부상으로 놓쳤다. 출전 기회를 위한 눈도장을 찍을 새도 없었다.
입단 첫해 진한 아쉬움이 남았던 김종석은 “프로팀에 가기 전에는 부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라며 “입단 직전에 피로골절이 왔다. 동계 훈련도 참가하지 못하고 시즌 절반을 날렸다. 다음 해에는 비골이 부러졌다. 2년 연속 동계 훈련을 못 갔다. 신인 때가 중요한데 2년을 부상으로 보냈다”라고 회상했다.
선수 3년 차에 김종석은 K리그2의 안산 그리너스로 이적했다. 반 시즌을 뛴 뒤 팀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다. 2년 연속 이어진 큰 부상 탓에 제대로 기량을 선보이기 어려웠다. 또 하부리그행을 택했다. 김종석은 김해시청(당시 내셔널리그, K3격)으로 임대 이적했다.
부상 악령이 또 발목을 잡았다. 김해 이적 후 김종석은 2달 만에 십자인대 파열로 쓰러졌다. 선수 생활의 기로였다. 초등학생 때부터 꿈꿨던 목표를 이루기도 전에 축구화를 벗을 고민까지 하기 이르렀다.
선수 인생 가장 힘든 시기였다. 친형이 가장 큰 힘이 됐다는 후문이다. 초등학교부터 함께 동고동락한 최고의 동료기도 하다. 김종석의 친형은 포항 스틸러스 미드필더 김종우(29)다. 김종석은 “십자인대를 다쳤을 때 축구를 그만둬야 하나 싶었다. 부상도 선수의 실력이라 생각한다”라며 “형(김종우)이 힘든 시기에 위로를 많이 해줬다. 직접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많이 안타까워했다. 계속 전화하면서 멘탈을 잡아줬다. 지금도 사이가 좋다. 하루에 한 번씩은 연락하는 사이다”라고 했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김종석은 K3의 평택 시티즌에 합류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뛰어난 연계 플레이와 특유의 골 결정력으로 평택의 공격을 이끌었다. 18경기에 출전해 9골을 기록하며 리그 전체 득점 5위에 올랐다. 김종석의 뛰어난 골 감각을 눈여겨본 천안시 축구단(현 천안 시티FC, 당시 K3)이 손을 내밀었다.
본격적으로 기회를 받은 지 1년 만에 기량이 만개했다. 천안의 핵심 공격수로 발돋움한 김종석은 2021시즌 23경기 16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에 올랐다. 쉐도우 스트라이커로서 팀 플레이와 적극적인 침투를 활용해 K3리그 최고 공격수로 떠올랐다.
점점 이름을 알리던 김종석은 선수 시절 레전드 공격수로 통하는 ‘적토마’ 고정운(57) 감독의 눈에 들었다. 2022년 프로화에 성공하며 K리그2에 합류한 김포FC의 창단 멤버가 됐다. 주로 스트라이커를 소화했던 김종석은 김포 첫해 주로 중앙 미드필더로 뛰었다. 왕성한 활동량과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김포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고정운 감독이 믿고 쓰는 선수였다. 김종석은 36경기(2골 3도움)를 뛰며 김포의 핵심 멀티 플레이어로 거듭났다. 2023시즌에는 공격형 미드필더와 쉐도우 스트라이커를 오가고 있다. 보다 공격에 치중하자 김종석은 14경기 만에 2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포지션 변경에도 김종석은 “공격쪽에 섰을 때 공격 포인트를 더 많이 한 것 같다. 자신감이 있다. 찬스 메이킹이 장점이라 생각한다”라며 “K리그에서 살아남으려면 한 포지션만 뛰어선 안 된다 생각했다. 어떤 포지션도 상관없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근에는 주로 중원 자원으로 활약했지만, 공격 본능은 여전히 날이 서 있었다. 김종석은 “남은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 5개 정도 추가하고 싶다”라며 “골과 도움을 다 좋아한다. 올 시즌만큼은 득점을 더 기록하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올 시즌은 점점 끝을 향해가고 있다. 시즌 초반 13경기 무패행진(7승) 돌풍을 일으킨 김포는 28경기를 치른 현재 승점 48로 4위다.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권이자 우승 경쟁까지도 가능한 성적이다. 선두 부산(승점 53)과 5점 차이고 7위 충북 청주(27경기 40점)와 8점 차이다. K리그1 승격을 위해 매 경기 사활을 걸고 있다.
김종석은 “올 시즌 전까지만 해도 플레이오프 진출은 꿈꾸기 어려웠다”라며 “이제는 욕심내도 되지 않을까 싶다. 플레이오프로 향하면 승격을 목표로 삼아야 할 것 같다. 당장 다가오는 경기가 중요하다. 매 경기 결승전처럼 뛰고 있다”라고 전했다.
순탄치만은 않은 축구 인생을 겪어온 김종석이다. 어느새 30줄을 바라보고 있지만, 여전히 선수로서 A대표팀 꿈을 놓치지 않고 있다. 대기만성형의 대표로 꼽히는 이순민(29, 광주FC)은 최근 첫 대표팀 부름을 받았다.
항상 꿈을 좇는다는 김종석은 “이순민이나 박진섭(27, 전북 현대) 같은 선수를 보면서 동기부여를 얻는다. 밑에서 올라온 선수가 잘되는 걸 보면 힘이 난다”라며 “나도 못할 건 없다고 본다. 일단 김포에서 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계속 준비하고 노력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대표팀은 누구나 꿈꾸지 않나. 늦은가 싶기도 하지만, 여전히 최고 목표로 두고 있다. 언젠가는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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