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사주' 의혹 2년, 피의자는 검사장 승진… 재판 결말은

[손준성 검사 선거법 위반 사건 공판] '고발장 전달' 당일 제보자X 판결문 검색했던 수정관실, 이유는 "조선일보 보도 때문"…재판부, 내년 1월 중 선고 예고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손준성 검사. ⓒ연합뉴스

2021년 9월2일 '고발사주' 의혹을 단독 보도했던 뉴스버스는 이 사건을 “윤석열 검찰의 정치공작과 검찰권 사유화”로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핵심은 총선 기간이던 2020년 4월3일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 손준성 검사(현 서울고검 송무부장)가 김웅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를 통해 “선거 개입을 목적으로 한 '일련의 허위 기획보도'를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을 사주했느냐다. 수정관실은 '검찰총장의 눈과 귀'로 불리는 곳이며, 뉴스버스가 공개했던 고발장 속 피고발인은 유시민, 최강욱 등 정치권 인사를 비롯해 뉴스타파 기자, MBC 기자 6명이었다.

2022년 5월 공수처가 손준성 검사를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하며 그해 10월 본격적인 증인신문이 시작되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 심리로 열린 공판에 현재까지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 선대위 부위원장, 제보자X 지아무개씨,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김웅 의원, 장인수 MBC기자, 황희석 변호사 등이 증인으로 나섰다. 뉴스버스는 “재판의 핵심은 고발장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제3자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라며 “제3자가 없다면 검찰의 정치개입이 입증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렇게 의혹이 폭로된지 2년이 지났다.

텔레그램에 고발장 발신자로 표시된 '손준성 보냄'의 당사자인 손 검사는 “고발장을 보낸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웅 의원도 “손 검사가 아닌 제3자에게 받았는데 누군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뉴스버스는 “재판이 1년 넘게 진행되는 동안 두 사람은 제3자가 있다면서도 그 제3자가 누구인지 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1일엔 2020년 4월 당시 수정관실 수사정보2담당관으로 손준성 검사와 함께 일했던 성상욱 부장검사가 증인으로 나와 주목받았다. 그는 그해 4월3일 오전 검찰 내부망에서 지아무개씨 관련 판결문들을 검색·열람했다.

공수처는 같은 날 김웅 의원이 조성은 전 부위원장에게 고발장과 함께 건넨 지씨 판결문의 출처를 수정관실로 보고 있다. 그러나 성 검사는 검색열람 이유에 대해 “4월3일자 조선일보 기사에서 채널A 사건 제보자가 지모씨고 뉴스타파 제보자와 동일 인물인 거 같다고 해서 검색하게 됐다”고 답했다. '손준성 검사에게 보고하거나 논의한 적 있느냐'는 질의에는 “보고했다는 기억은 없다. 상황으로 보면 보고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은 없다”고 답했다. 같은 날 지씨와 이철 전 벨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수십 회 검색한 이유도 “조선일보 보도 때문”이라고 답했다.

재판부가 “증인 외에도 다른 수정관실 소속 검사와 수사관들이 지○○ 판결검색을 했다. 모두가 조선일보 기사를 보고 우연의 일치로 검색하진 않았을 것 같다”며 “수정관실 업무 차원에서 한 일 아니냐”고 묻자 “그런 일 없다. 지시받은 적 없다”고 답했다. '피의자가 아니라 제보자의 범행 전력을 확인한 이유'에 대해선 “조선일보 기사가 잘못됐을 가능성을 체크해야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전까지 (검언유착 의혹) 보도가 정말 믿을만한 내용인가 제보자 진술에 신빙성이 없는 사건이 아닌가 봐야 할 필요성이 있어서 봤다”고 답했다.

▲검찰. ⓒ연합뉴스

재판부가 재차 '이 사건이 대검 전체 관심 사안이었던 만큼 정보 수집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물었으나 성 검사는 “대검 전체에서 관심을 가진 것은 맞지만, 지시받은 적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7일 증인 신문 과정에서 “손준성으로부터 김웅 의원이 직접 (고발장을) 전달받았으면 검찰에서 야당에게 나름 반대편 정치적 인물에 대해 고발장을 제출해달라고 사주하는 그런 모양새이기 때문에 굉장히 법률적으로도 중요한 함의가 있을 수 있고, 정치적으로 이슈가 크게 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법무부는 4일 손준성 검사를 검사장급인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발표했다. 검사장은 “군 장성과 비교되며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핵심 직급”(중앙일보)이다. 조선일보는 “법조계에선 피고인 신분인 검사가 검사장으로 승진한 데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재판부는 “늦어도 11월 안에는 공판을 종결하고 내년 1월 중 선고하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상황이다. 남은 공판에선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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