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전 구청장, 징계 회피·무마 위한 폭로가 공익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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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세상을 떠난 대니얼 엘즈버그는 미국 국방성 랜드연구소(RAND)에 근무하던1971년 극비인 '펜타곤 페이퍼'를 외부에 알렸다.
1964년 베트남전 개입의 빌미가 된 북베트남군 어뢰정의 통킹만 2차 공격이 베트남전 본격 개입을 위한 미국의 조작이라는 내용이었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은 청와대 특별감찰반에서 근무하면서 확보한 정보를 언론 등에 폭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고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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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이세정 | 목사·전 경기도 복지여성실장
지난 6월 세상을 떠난 대니얼 엘즈버그는 미국 국방성 랜드연구소(RAND)에 근무하던1971년 극비인 ‘펜타곤 페이퍼’를 외부에 알렸다. 1964년 베트남전 개입의 빌미가 된 북베트남군 어뢰정의 통킹만 2차 공격이 베트남전 본격 개입을 위한 미국의 조작이라는 내용이었다. 고위직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던 그는 보장된 영달과 이익을 포기하고 양심을 선택했다. 이 문서를 폭로하면서 오랜 징역 생활도 각오했다. 그의 고발로 수많은 사람이 죽어간 베트남전의 종전이 앞당겨졌다. 때문에 엘즈버그는 이상적 내부고발자로 평가받는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은 청와대 특별감찰반에서 근무하면서 확보한 정보를 언론 등에 폭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고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그러나 불과 3개월 만인 광복절 사면으로 피선거권을 회복했다. 오는 10월 치러지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재도전하기 위해 예비후보 등록까지 했다. 등록 직후의 사진을 출정식에 나서는 지휘관이기나 하듯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김 전 구청장은 자신을 포함해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이 주장하듯 “공익 신고자”였을까? 내 대답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의 폭로는 순수한 양심에 의한 것이 아니고, 자신에게 엄습해 오는 감찰과 징계를 회피·무마하려는 의도임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폭로 시점도 그가 각종 비위로 인해 청와대로부터 검찰청으로 복귀한 이후인 2018년 12월부터 이뤄졌다. 있을지도 모를 보복을 감수하고 정의를 위해 고발할 생각이었다면 그 전에 해야 했다.
청와대 특별감찰반 근무 때 최아무개 건설업체 사장 등으로부터 골프 등 여러 차례 접대를 받았음이 밝혀졌고, 당돌하게도 최 사장에 대한 경찰의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경찰청을 방문해 수사 기록을 열람했다. 직권 남용이다. 정부 부처에 5급 사무관 자리를 만들어 자신이 채용되려는 이른바 ‘셀프승진’도 시도했다. 최 사장이 그를 하대하면서 구체적 지침을 내리고, 그는 고분고분 수용하는 전화통화 녹취록에는 말문이 막힌다. 나는 그가 재직 중 청렴·성실의무를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징계 절차를 중단시키기 위한 부정한 동기로 폭로한 것이라고 판단해 유죄를 선고한 법원 1·2·3심 판결에 동의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그의 폭로로 미운 사람들의 잘못이 드러났으니 반사적 이익을 누린 셈이다. ‘적의 적은 나의 친구’라는 생각으로 대한민국 사법 질서를 어지럽게 한 그를 사면한 데 이어 강서구청장 후보로 또다시 공천하는 것은 정의롭다 할 수 없으며,큰 패착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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