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9월 스마트클라우드쇼 2023 기조 강연하는 AI 석학 제리 카플란 박사 | “생성 AI 혁명 물결에 올라타라…어떻게 쓸지 고민해야”

안상희 조선비즈 기자 2023. 9. 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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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카플란 박사미 시카고대 역사학·과학철학, 펜실베이니아대 컴퓨터·정보공학 박사, 테크놀리지(Teknowledge) 공동 창업, 고(GO Corp) 창업, 온세일(OnSale) 공동 창업, 현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과 강사. ‘인간은 필요 없다’ ‘인공지능의 미래’ 저자 오는 9월 21일 조선비즈가 주최하는 ‘스마트클라우드쇼 2023’ 기조 연설자로 나서는 제리 카플란 박사는 “생성 AI가 촉발하는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모든 과정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제리 카플란

“생성 인공지능(Generative AI)은 우리가 일하는 방식은 물론이고 노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서둘러 생성 AI를 사업 모델에 도입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기업은 생성 AI를 어떤 용도로 어떻게 사용할지, 활용하면 기대한 만큼의 이점을 얻을 수 있을지 고려한 후 도입해야 합니다.”

조선비즈가 9월 2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에서 개최하는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3(Smart Cloud Show 2023)’의 첫 번째 기조 강연자로 무대에 서는 제리 카플란(Jerry Kaplan) 박사는 8월 20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생성 AI가 촉발하는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모든 과정을 재설계해야 가장 큰 이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공지능의 미래’ ‘인간은 필요 없다’ ‘스타트업: 실리콘밸리의 모험’ 저자인 카플란 박사는 35년 넘게 AI 전문가, 연쇄 창업가, 미래학자, 기술 혁신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생성 AI가 기업의 사업 모델을 바꿔놓을지 묻자 “그것은 인터넷이 기업의 사업 모델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묻는 것과 같다”고 했다. 카플란 박사는 “해당 질문에 대한 하나의 정답은 없으며 결국 각 기업이 최선의 답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플란 박사는 1981년 AI 스타트업 ‘테크놀리지(Teknowledge)’를 공동 창업했다. 1987년 태블릿 PC 회사 고(GO Corp)를 창업한 카플란 박사는 애플이 아이패드를 선보인 것보다 20년 이상 먼저 태블릿 PC의 기본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태블릿 PC 및 펜 컴퓨팅 분야의 선구자로 불리는 이유다. 카플란 박사는 1994년 세계 최초의 온라인 경매 사이트 온세일(Onsale)을 공동 창업했다. 온세일은 한때 20억달러(약 2조6760억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자랑했다. 그가 구상한 몇몇 특허 기술은 이베이에서 구매해 사용되고 있다.

카플란 박사는 올 연말 ‘모두가 알아야 할 생성 AI(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 What Everyone Needs to Know)’라는 저서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생성 AI의 현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나.
“초거대 AI라고도 불리는 생성 AI는 진정한 혁신이다. 특히 하나의 통합된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전의 AI와는 다르다. 생성 AI는 자연어 처리에 매우 능통하며 방대한 디지털 자료 묶음을 분석해 새로운 글, 이미지, 음악,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창의적이다. 생성 AI 자체가 감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인간과 상호작용과 미묘한 감정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이 놀랍기는 하지만, 아직은 생성 AI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초기 단계다.”

생성 AI의 한계점은.
“지금까지 출시된 생성 AI는 잘못된 정보를 그럴듯하게 제시해 사람들이 속아 넘어가게 하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보이거나 편견을 나타낸다. 또 수학, 수리 논리 등 특정 유형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보이는 단점이 있다. 컴퓨터 프로그램이 이런 결점을 보이는 것은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라 놀랍다. 하지만 현재 서비스 중인 생성 AI는 혁명의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이러한 단점 중 많은 부분이 해결될 것으로 본다.”

‘인간은 필요 없다’라는 저서에서 언급했듯이 AI 발달로 부의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 보는가.
“생성 AI를 포함해 AI는 자동화의 한 형태다. 자동화는 결국 노동을 자본으로 대체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화와 마찬가지로 AI가 가져다주는 경제적 혜택이 자본을 가진 부유층에게 돌아갈 위험이 있다. 하지만 이는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문제 해결이 더 어려워지지도 않을 것이다. 경제 발전의 혜택을 분배하는 방법은 정부 정책과 규제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생성 AI가 인간 일자리를 대체할까. AI는 노동시장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자동화의 한 형태인 AI가 인간 노동력을 대체하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자동화의 발전은 인간이 일하는 직업 종류를 변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노동시장을 방해하는 요소는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령 컴퓨터로 문서와 안내 책자에 사용할 그래픽을 만드는 일은 지금보다 훨씬 쉬워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람이 ‘수작업’으로 이미지를 생성할 필요가 줄어들겠지만, AI 기술을 사용한 그래픽 아티스트에 대한 수요가 훨씬 더 커질 것이다. 잠재적 일자리 손실이 상당 부분 상쇄된다는 이야기다.”



카플란 박사는 ‘인간은 필요 없다’라는 저서에서 AI가 대체할 일자리에 대한 해법으로 교육 개혁과 직업 대출을 제안했다. 직업 대출은 수요 변화에 맞춰 신기술을 배우려는 구직자가 잠재적인 고용주의 보증으로 교육비를 대출받은 다음 기술을 체득하고, 취업 후에 갚는 것을 말한다.

기업이 생성 AI를 가장 빠르게 구현할 수 있는 분야는.
“프로그래밍, 문서 초안 작성 및 요약, 고객 서비스 등 이미 생성 AI를 사업에 적용한 사례들이 있다. 하지만 솔직히 기업이 서둘러 생성 AI를 사업 모델에 도입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기업은 생성 AI를 어떤 용도로 어떻게 사용할지, 활용하면 기대한 만큼의 이점을 얻을 수 있는지 고려한 후 도입해야 한다.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으므로 행동을 취하기 전에 지속적인 평가 과정을 거치는 것이 더 신중한 조치다.”

생성 AI가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의사 결정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까.
“생성 AI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CEO의 의사 결정을 도울 수 있다. CEO가 심사숙고하는 사안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제공하고, 이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준다. 해당 정보를 곧바로 분석해 최선의 행동 방침에 대한 권고와 제안을 하며 CEO의 의사 결정을 돕는다. 생성 AI의 조언은 사람의 조언보다 더 나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여기에 어느 정도의 가중치를 부여할지는 CEO가 결정하면 된다.”

기업은 생성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까.
“기업은 생성 AI를 보다 신빙성 있는 정보로 훈련시키고, 잘 이해되고 추측이 필요하지 않은 특정 문제에 시스템을 집중시킴으로써 생성 AI의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생성 AI와 관련해 개인 정보 보호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이는 생성 AI 제공 업체들이 시장조사 목적으로 제품을 무료 혹은 낮은 비용에 제공하기 때문이다. 서비스 제공 기업은 사람들이 어떤 것을 검색하고, 이를 통해 제품을 어떻게 개선해 나갈지를 알아보기 위해 이용자들이 입력하는 모든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고 있다. 개인 정보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생성 AI 서비스 업체들은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입력하지 않고도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안할 것이다. 이는 클라우드 산업과 마찬가지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개인 정보를 적절히 보장하지 않으면 결국 그 어떤 고객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클라우드쇼 2023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AI의 발전은 우리의 일과 삶의 방식을 바꾸고 있다. 기조 강연에서는 생성 AI의 작동원리를 설명하고, 해당 기술이 우리의 삶과 직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볼 계획이다. 인류를 위해 이 놀라운 신기술을 배포하는 것이 왜 우리 시대의 결정적인 도전이 될 수 있는지 이야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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