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이우람 네이버페이 책임리더 | “결제 넘어 증권·부동산·예금 관리까지…종합 금융 플랫폼 추진”
“네이버페이의 자산은 방대한 데이터뿐 아니라 오랜 기간의 결제 사업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다. 단순 결제뿐 아니라 증권, 부동산, 예금 정보 등에 대한 관리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네이버페이는 이번 개편을 통해 소비자에게 종합적인 금융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의 디자인, 마케팅 부문을 이끄는 이우람 네이버페이 책임리더는 최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파이낸셜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본인신용관리업(마이데이터)은 흩어져 있는 고객의 자산 정보를 한데 모아주는 혁신 기술”이라며 “부동산, 증권 등 고객 자산을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토대로 맞춤형 금융 상품을 추천하는 일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결제 앱인 네이버페이는 지난 6월 ‘5탭 인터페이스 개편’을 단행했다. 인터페이스를 내 자산, 결제, 금융 상품, 증권, 부동산 등 5개의 탭으로 바꾼 것이다. 이 책임리더는 “기존 결제 서비스로 축적한 고객의 정보를 증권, 부동산 등으로 연결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동안 네이버페이 사용자들은 주로 결제 서비스만 사용해 왔는데, 이번 개편을 통해 금융 상품 중개, 증권, 부동산 서비스 등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편 이후 네이버페이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첫 화면의 하루 평균 웹페이지 열람 수(PV)는 360만 건으로 개편 전보다 10.2% 증가했다. ‘내 자산’ 서비스의 경우 하루 평균 신규 등록자 수가 개편 이전 대비 32.6% 증가했다. 이 책임리더는 “예금 상품 검색 서비스의 PV와 사용자 방문 수(UV)는 각각 18%, 52%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페이가 다른 플랫폼에 비해 축적 데이터가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네이버페이 증권의 경우, 월 활성 이용자(MAU)가 1000만 명이다. 증권 서비스 내 마련된 커뮤니티의 하루 평균 게시글 수도 약 15만 건에 이른다. 네이버페이 부동산 역시 7만5000여 명이 넘는 중개사가 월평균 400만 개의 매물 정보를 등록하고 있으며, 1100만 명의 매도인, 임대인 등이 활동 중이다.
이 책임리더는 탭별 서비스 특성을 살려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내 자산 서비스는 단순 자산 정보를 조회하는 것이 아닌 고객이 직접 자산을 관리하거나 이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5탭 개편 이유는.
“많은 고객이 네이버페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간편결제만 떠올리는 경우가 잦았다. 그러나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페이를 통해 결제 서비스를 넘어 금융 산업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내부에서도 부동산, 증권 사업 등의 서비스를 한데 모아서 고객들에게 제공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아, 6개월간 개발에 집중했다.”
5탭 개편 이후 성장세는 어떠한가.
“네이버페이 첫 화면 웹페이지 열람 수는 360만 건으로 이전보다 10% 넘게 늘었다. 물론 도입 2개월 만에 큰 성과를 이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앱 화면이 크게 바뀌었으니, 고객들이 이에 적응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증권과 부동산의 경우 고객들이 오랜 기간 사용했던 만큼 하루아침에 시스템을 바꾸기는 무리다. 현재 단계적으로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1년 후에는 지금보다 큰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마이데이터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네이버 증권을 예로 들어보면 사용자는 관심 종목 외에도 보유 종목 등도 마이데이터를 통해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네이버페이는 고객이 관심 가질 만한 증권 상품을 보여주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부동산, 예금 상품도 마찬가지다.”
네이버페이만의 강점은.
“네이버가 지니고 있는 방대한 검색 정보가 아닐까 싶다. 네이버쇼핑 검색 등을 이용하며 축적된 고객 정보를 토대로 더욱 맞춤화된 서비스 및 상품 추천이 가능하다.”
대출 검색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어떻게 운용할 계획인가(네이버페이는 해당 서비스를 8월 22일 출시했다).
“고객들이 대출을 고려할 때 네이버를 통해 특정 상품, 대출 한도, 금리 등을 검색한다. 이러한 정보를 이용하면 고객이 중요하게 여기는 조건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금리를 더 낮게 받고 싶어 하는 고객에겐 낮은 금리의 상품을, 한도를 높게 받고 싶은 고객에겐 그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높일 것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확장할 계획도 있나.
“마이데이터 사업화에 대한 고민은 이제 시작이다. 현재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편리하게 제공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앞서 말한 개편도 이러한 고민과 연관이 깊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마이데이터 기술을 통해 모은 자산을 단순히 보여주고 있으나 추후에는 자산 분석 및 운용에 대한 인사이트도 제공하고 싶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모티브로 삼고 있는 회사가 있는가.
“특정 회사를 롤모델로 삼고 있지는 않다. 다만 페이팔의 경우 긴 역사가 있고 여러 시도도 해본 경험이 있기에 그들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긴 하다. 사실 네이버파이낸셜처럼 마이데이터를 통해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회사는 몇 없다. 실물 자산과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 만큼, 이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
대출 검색, 비교 서비스 시장의 경우 이미 경쟁이 치열하지 않나.
“맞다. 그래서 우리는 비금융 정보를 활용해 신용평가점수를 매기는 방식도 도입하고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중 상당수는 실제 받을 수 있는 대출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돈을 빌리는 경우가 많았다. 네이버페이는 사업자 업력, 반품률 등의 정보를 활용해 그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늘려왔다. 앞으로도 사용자들이 더욱 나은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계속 고민해 나갈 것이다.”
올해 하반기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고 싶다. 지금은 네이버페이가 네이버 포인트 등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는 적합한 금융 상품을 찾을 수 있는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고객이 있어야 회사도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실질적으로 고객들에게 도움을 주는 ‘조력자’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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