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옷의 선생님들 …"교권 지켜주세요"
단축수업 등 현장 일부 혼란
정부 교권보호 대책 발표에도
최근 교사들 극단선택 이어져
尹 "교권 확립에 만전 기하라"
이주호 "집단행동 선처 검토"
숨진 서이초 교사의 49재 추모일이자 교사들이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한 4일 다수의 교사가 집단 연가·병가를 내고 집회 현장으로 향했다. 정부의 대책 발표에도 최근 교사들의 극단적 선택이 잇따르면서 교권 보호 목소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초등학교가 재량휴업이나 단축수업을 실시하면서 학교 현장에도 혼란이 빚어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재량휴업 참여 초등학교 수는 37개로 집계됐다. 교육부의 엄정 대응 원칙에 따라 학교 차원의 재량휴업을 실시한 곳은 많지 않았으나 그 외에도 많은 학교에서 교사들이 연가·병가를 내고 '공교육 멈춤의 날'에 참여하면서 정상 수업이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교사들의 '공교육 멈춤의 날' 참여에 따라 학교 현장에 본청과 직속 기관 인력 300여 명, 11개 교육지원청 550여 명 등 약 900명의 인력을 배치했다.
일부 학교가 단축수업을 실시하면서 혼란을 호소하는 학부모의 목소리도 있었다. 서울 서초구의 한 학부모는 "지난주 학교에서 9월 4일 정상 수업이 어려워 단축수업을 진행한다는 안내문을 배포하고 체험학습 신청서를 받았다"며 "맞벌이인 데다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 체험학습도 쓰지 못하고 난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교육 멈춤의 날'에 대한 지지 표현으로 자발적으로 체험학습을 신청하는 학부모들도 있었다.
교사들은 지난 7월 학교에서 극단 선택을 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의 사망에 대한 진상 규명과 아동학대 관련 법 즉시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서울 양천구 신목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14년 차 교사가 고양시 덕양구의 한 아파트에서 극단 선택을 한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전북 군산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바 있다. 숨진 신목초 교사는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4일 제주도교육청에서 학교 교육을 담당하는 장학관이 오전 8시 7분쯤 서귀포시 법환포구 인근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학교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1일자로 제주도교육청에 부임했으며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교육부는 학생들의 학습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연가·병가를 사용한 교사에 대해 엄중 대응 방침을 밝혔지만 결국 물러서기로 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학교 현장의 신속한 안정화를 위해 추모제 참가 교사들에 대해 선처하는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난 주말 현장 교사들이 외친 목소리를 깊이 새겨 교권 확립과 교육 현장 정상화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교육부가 집단 연가 사용이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한다는 입장으로 "징계 원칙이 바뀌지 않는다"고 한 상황에서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나온 만큼 법 적용에 있어서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문가영 기자 / 박인혜 기자 / 박동민 기자 / 송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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