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뭉쳐 "의대 설립해달라"… 총선 쟁점 급부상
"고령화 심각…의대병원 필요"
안동·포항·목포·순천 경쟁
표심 영향 커 여야 적극 지원
정원 확대, 의협 설득이 관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영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국립 의과대학 설립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경북도·전남도도 이례적으로 공동으로 국회를 찾아 건의문을 발표했다. 의대 설립에는 부속병원 설립이 필수적인 만큼 정치권에서도 총선 표심을 좌우할 이슈 중 하나로 꼽으면서 여야 가릴 것 없이 지원 사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4일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김영록 전남도지사, 정태주 안동대 총장, 송하철 목포대 총장, 박병희 순천대 의대설립추진단장은 국회 소통관에서 '의료 최대 취약지 경북·전남 국립의대 설립 촉구' 대정부 공동건의문을 발표했다.
두 지사는 공동건의문에서 "이미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양 지역은 의료서비스 수요가 많은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이고, 지형 특성상 도서·산간 지역이 많아 의료 접근성 또한 매우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또 "전국 의료 최대 취약지인 전남·경북과 타 지역의 현격한 의료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립 의과대학이 설립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시 의료 최대 취약지인 전남·경북에 국립 의대 신설을 반드시 반영해 달라는 요구다.
경북에서는 안동대에 의대를 유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안동을 지역구로 둔 김형동 의원은 이날 "지방의 의료서비스 불균형 해소는 지역민들에게 생존의 문제"라며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경북에선 안동 외에 김정재·김병욱 등 포항 지역구 의원들이 포항공대에 연구중심의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의원과 경북도, 포항시 등은 최근 국회의원 회관에서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연구중심의대 설립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김병욱 의원은 "최근 지역구에서 '가장 시급하게 풀어야 할 지역 과제'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는데 '포항공대 의대 및 부속병원 신설(35.2%)'이 1위를 차지했다"며 "연구중심의대 및 부속병원 설립을 위한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전남 지역에선 목포대, 순천대 등이 국립 의대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북도에서도 남원시에 국립 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국립 의대 현실화가 결국 의대 정원 확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의대 정원은 2000년 추진된 의약분업에 반발했던 의사단체 요구로 기존보다 10% 감축한 3058명으로 정해진 2006년 이후 지금까지 18년째 동결된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대한의사협회와 협의체를 구성해 의대 정원 문제를 논의 중이다. 지난 6월 의협 집행부가 정부와 '의대 정원 확대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의협 내부에서 집행부 탄핵안이 발의됐다가 정족수 미달로 부결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의협 반발이 여전하다는 얘기다.
국회에선 지역 의대 유치 법안들이 무더기로 발의됐지만 하나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지용 기자 / 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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