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윤 대통령 식사비·영화관람비 공개, 국익 해치지 않는다"

"특활비 공개돼도 국정활동 장애 없다"…판결문서 밝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22년 6월12일 서울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75회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송강호) 수상작 '브로커'를 관람하기 전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6.1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지난해 지출한 식사비와 영화관람비를 공개하라고 결정한 것은 이들 정보가 국익을 해칠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한데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국납세자연맹이 대통령 비서실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강우찬)는 이같이 판시했다.

납세자연맹은 소송에서 윤 대통령 취임 후 특수활동비(특활비) 지출 내역과 지난해 5월13일 청담동 고급 음식점 저녁식사 비용, 같은 해 6월12일 영화 '브로커' 관람 비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대통령 내외의 저녁식사 비용으로 지출된 금액과 영수증 등은 국가안전보장·국방·통일·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봤다.

이어 "대통령 직무의 공적 성격 및 대통령실의 민감정보는 공개 대상에서 이미 제외하고 있고 해당 정보가 사생활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영화관람비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를 적시하며 "법원 비공개 열람 심사 결과 대통령의 경호 인력 및 규모를 유추할 만한 내용도 포함돼 있지 않다"며 공개 필요성을 설명했다.

재판부는 대통령실의 특활비 비공개 결정도 관련법이 규정한 공개 거부 취소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정보공개법 9조에 따르면 특활비는 국익을 해칠 가능성이 있거나 공정한 업무 수행에 지장을 미칠 우려, 개인정보로 사생활 침해 여지가 있으면 공개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이번 경우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집행과정 및 지출내역 관리가 완화됨에 따라 특활비의 현금수령일, 금액, 집행내용과 영수증의 수령일, 수령금액, 수령자를 공개한다고 해서 구체적 내역이 노출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집행내용 또한 안보 및 기밀유지를 요하는 국정활동에 사용된다고 추상적으로만 기재돼 있어 이를 공개해도 구체적 내용과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공개 시 국정활동의 공정하고 효율적 수행에 장애를 줄 개연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했다.

다만 영수증과 집행내용확인서의 확인 주체는 기밀 정보인 만큼 비공개가 필요하다고 봤다.

대통령실은 소송에 앞서 납세자연맹의 공개 요구에 "국가기밀 유출 우려가 있다"며 부분공개 결정했다. 연맹에 따르면 저녁 식대는 국가안보와 사생활 침해, 영화관람비는 업무수행에 지장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비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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