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21세기 야당의 레트로 감성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MB의 추억'이라는 영화가 있다.
이명박(MB) 정부 5년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다큐멘터리 영화다.
MB 측근들이 윤석열 정부 요직을 차지하면서다.
MB 정부 임기 동안 민주당 계열 정당의 전국 단위 선거 성적은 1승 3패였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B의 추억’이라는 영화가 있다. 이명박(MB) 정부 5년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다큐멘터리 영화다. 최근 야권에서 ‘MB의 추억’에 대한 언급량이 늘어났다. MB 측근들이 윤석열 정부 요직을 차지하면서다. 국가안보실 1차장 김태효, 홍보수석 김은혜, 방송통신위원장 이동관 모두 MB 사람이었다. 여기에 언급되지 않은 인사들에 ‘윤핵관’까지 더하면 10명도 넘는다.
그렇다면 야권에 ‘MB의 추억’은 과연 어떤 추억으로 남아 있을까. MB 정부 임기 동안 민주당 계열 정당의 전국 단위 선거 성적은 1승 3패였다.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는 100석(81석)도 얻지 못했고 4년 뒤 제19대 총선에서도 여당에 제1당을 내줬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경제 민주화’ 카드에 된통 당했다. 결국 제18대 대선까지 졌다. 별로 좋지 못한 ‘추억’이다.
당시 야권은 MB 정부의 낮은 국정 지지도에 기댄 채 지지층 결집에 매달렸다. 촛불을 들었고, 당 대표(정세균)는 ‘미디어법’ 저지를 외치며 단식했다. 하지만 결과는 빈손이었다. ‘나꼼수’와 같은 뉴미디어의 도움까지 받았음에도 정권 교체에 실패했다. 그로부터 1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다. 더불어민주당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장외투쟁이 잦아졌고 이재명 당 대표는 단식 중이다. 국회 과반인 168석을 가졌지만 전략은 여전히 81석 시절 수준이다. 당 안팎에서 “지도부의 행보가 세련되지 못하다”는 자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여당의 북풍 전략이 역풍이 된 2010년 지방선거를 제외하고 MB 정부 시기 야권이 이긴 선거를 복기해보면 ‘상식의 전환’이 있었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 손학규 당 대표가 직접 험지인 성남 분당을 지역구에 몸을 던졌고, 당시 무소속이던 박원순 후보에게 과감히 서울시장 야권 단일 후보 자리를 넘겼다. 야권의 한 원로 인사는 “21세기 정치인은 ‘삭발, 단식, 의원직 사퇴’ 세 가지를 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최근 이 대표는 이 중 하나인 단식 카드를 꺼내 들었다. ‘손가혁’이라는 스마트폰 여론에 힘입어 대권 주자까지 성장한 정치인의 모습 치고는 낯설다. 세월이 변한 만큼 야당도 달라져야 한다. ‘레트로’ 전략으로는 국민을 감동시키지 못한다. 이 대표도, 그리고 민주당에도 ‘상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툰 한글로 '딸이 신세 졌어요'…日 잼버리 엄마 손편지 '뭉클'
- 유럽학회 출장서…여제자 호텔방 침입한 전 서울대 음대 교수의 최후
- 35억에 꼬마 빌딩 지른 '행사퀸'…고소영 빌딩 맞은편 '노른자'라는데
- '전 여자친구 폭행 논란' 90만 유튜버의 복귀 예고…웅이 “강간상해 무혐의 처분”
- '단식 5일차' 이재명 '많은 분들의 말씀, 밥보다 더 든든해'
- “일본이 한글 보급 앞장 섰다”는 한국 20만 유튜버 …혐한론자들은 ‘신바람’
- '온몸 멍들고 피투성이'…'성폭행 의혹' 잉글랜드 유망주, 결국 맨유 떠난다
- 여사장 들으란 듯 '음담패설' 하던 손님들…신고하자 '죽을 죄지어'
- '홍범도 공산주의자' 논란 현재진행형…함명 변경·서훈 취소 ‘검토’[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
- “손주 낳아줄 며느리 찾아요” 엄빠가 자녀 대신 '맞선' 나서는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