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선후배→ 적으로 만난 연제민-박동진, "열정적인 선수, 끝나고 인사 주고받았다"
(베스트 일레븐=안양)
FC 안양 수비수 연제민과 부산 아이파크 공격수 박동진의 경합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충돌 자체는 큰 탈 없이 마무리됐지만, 이 상황을 두고 벌어진 양 팀의 판정 시비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연제민과 박동진은 한때 같은 유니폼을 입었던 사이다. 다만 연제민이 프로에 진출하던 해에 박동진이 신입생으로 입학하면서 경기장에서 함께할 시간은 없었다. 연제민은 수원 삼성, 박동진은 FC 서울에서 활동하기는 했지만 이때에도 시기가 겹치지 않았다. 2021시즌엔 연제민이 안산 그리너스, 박동진이 김천 상무에서 뛰면서 만난 적이 있다. 둘은 2023시즌 각각 안양과 부산 소속으로 정면 승부를 벌이게 됐다.
연제민은 3일 부산과 하나원큐 K리그2 2023 30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황기욱을 대신해 교체 투입됐다. 한창 몸을 풀던 전반 36분 갑작스러운 교체 상황을 맞았다. 그리고 몇 분 뒤 상대 공격수 박동진과 공중볼 다툼 중 충돌하며 경고를 받았다.
그는 "기욱이가 뜻하지 않게 부상으로 나왔다. 몸도 잘 풀지 못한 상태에서 들어가서 많이 힘든 경기였다. 무조건 이기자라는 생각으로만 임했는데, 골을 먹어서 많이 속상하다. 지난 경기부터 연패를 당해서 안 좋은 상황에서 휴식기를 맞이하게 됐다. 잘 쉬고 돌아와서 다음 경기는 꼭 반전해야 한다는 마음 뿐이다"라고 되돌아봤다.
연제민에겐 유독 힘든 경기였다. 7월 시즌 첫 출전을 한 그는 부산전에서 거의 한 달 반 만에 두 번째 경기를 치렀다. "수비수가 전반전에 교체로 들어가는 경우가 흔치 않다. 나도 프로 생활 11년 하면서 이렇게 전반 교체로 들어간 적이 거의 처음이다. 템포 잡는 것도 힘들었고, 호흡도 정말 많이 힘들었다. 선발로 경기를 뛰는 것보다 더 힘들었던 경기였다."
전반 막판 박동진과 충돌한 상황에 대해선 "내가 뒤에서 박은 거라 나는 괜찮다. 동진이가 더 안 좋았을 거다. 당시에는 심판 선생님이 어떤 액션을 취하지는 않으셔서 파울이 아니고 그냥 진행하는 줄 알았다. 그러다 동진이가 계속 누워 있으니 카드가 나왔고, 어수선한 상황이 나온 것 같다. 벤치 소리는 전혀 안 들렸다. 어떤 상황이 펼쳐지는지도 몰랐다"라고 설명했다.
연제민은 대학 후배이기도 한 박동진과의 인연을 떠올린 그는 "운동장에서 워낙 열정적인 선수다. 선배들한테는 되게 깍듯하게 잘 하는 동생이다. 경기장에서도 다른 트러블이 있었던 건 아니다. 끝나고 나서도 서로 인사하며 '괜찮냐' 물어봤다. 나도 고의로 한 게 아니라서, 괜찮다고 하더라"라며, "경기 도중에 선수들끼리 일부러 한 상황이 아니다. 팬 분들도 재미있게 그저 해프닝으로 넘어가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번 시즌 부상 등으로 인해 많은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지만, 연제민은 팀에 부상자가 다수 발생한 상황에서 자신의 임무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참 형들도 있고, 어린 선수들도 있는데 부상자가 많이 나온 상황이다. 결과만 좋게 나오면 분위기가 좋을 텐데 결과가 안 따라오다 보니 감독님께서도 그런 걱정을 하신다. 우선 선수들끼리 잘 뭉쳐셔 승리를 하는 것밖에는 답이 없을 것 같다."
지난 주말 경기를 끝으로 K리그는 9월 A매치 휴식기에 돌입한다. 안양은 4일부터 다음 라운드가 열리는 17일 이전까지 약 2주간의 시간이 생겼다. 이 기간, 안양은 팀 재정비를 위해 힘을 쏟을 계획이다. 연제민도 "벌써 9월이다. 경기도 거의 마지막으로 흘러가고 있다. 최대한 휴식을 잘 취해야 될 것 같다"라고 자신의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컨디션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시기는 아니다. 잘 쉬고, 잘 먹고, 잘 준비해야 한다. 어느 팀이 더 체력 관리를 잘 하느냐에 따라 마지막에 승부가 갈리지 않을까 싶다"라고 남은 시즌을 예상했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FC 안양 SNS, 연제민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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