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車메모리 초격차' 선언 … LG '쉬고 노는 자동차' 만든다
삼성전자·LG전자가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모터쇼에 참가하며 도전장을 낸 것은 전장산업 성장세가 눈부시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5~10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국제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3'(옛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데뷔한다.
전장시장을 달구고 있는 대표 분야는 차량용 반도체다. 그동안 차량용 시장에서 반도체 성능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고도화돼 차량에 들어가는 반도체도 서버급의 높은 성능이 요구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시장 규모는 635억달러(약 83조9000억원)를 넘어섰으며 2026년까지 962억달러(약 127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IAA 모빌리티 2023에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총공세에 나섰다. 차량용 시장이 향후 메모리 사업에서 PC용 시장보다 더 큰 비즈니스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삼성전자 DS 부문 전체 사업부가 기술력을 총동원한 것이다.
메모리 부문에서는 저전력(LP)더블데이터레이트(DDR)5X, 그래픽스(G)DDR7, 유니버설플래시스토리지(UFS)3.1, 오토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AutoSSD) 등 차량용 시장에 최적화된 고성능·저전력·고신뢰성의 메모리 반도체 라인업을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시스템 LSI 부문에서는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VI)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920'과 차량용 이미지 센서인 '아이소셀 오토 1H1'을 소개한다.
파운드리사업부에서는 전력 관리 반도체와 배터리 관리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최신 기술을 알린다. 삼성전자는 2025년 4㎚(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2026년 2㎚ 차량용 공정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SDI·삼성디스플레이 등 관계사도 일제히 출사표를 던졌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사장)도 현장을 방문해 미래 전기차시장을 점검하고, 유럽 주요 고객사와 만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강점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를 선보였다. '세이프 드라이빙 센터'에는 OLED와 액정표시장치(LCD) 중 어떤 디스플레이가 안전 주행에 유리한지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LG전자는 전장사업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에서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가 12.5%를 차지했다. 지난해 10.4%를 기록하며 2013년 VS사업본부(당시 VC사업본부) 출범 이후 첫 10%를 돌파했는데, 빠른 속도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4일 열린 IAA 모빌리티 2023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모빌리티 사업 비전을 선포하면서 미래 자동차를 '알파블(Alpha-able)'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LG전자가 최근 진행한 사용자경험 연구를 바탕으로 이 같은 정의를 내렸다. 전 세계 고객 약 3만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응답자 중 72%는 차에서 보내는 시간을 '나만의 것으로 즐긴다'고 답했고, 43%는 차를 '의미 있는 개인 공간'이라고 인식했다. 이용자는 자동차를 '개인화된 디지털 공간'으로 여기고, 미래 모빌리티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의미인 '알파블'의 모습을 갖출 것이라는 의미다.
LG전자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Software Defined Vehicle)으로의 진화를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전장사업을 미래 모빌리티 시대 핵심 기술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인포테인먼트는 탑승자와 관련된 다양한 주행 정보를 제공한다. 대용량 데이터를 빠른 스피드로 전송하는 텔레매틱스, 디지털 콕핏과 같은 디지털 인터페이스, 차량 내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관리하고 분석하는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등 기술이 LG전자가 구상하는 핵심 영역이다.
전기차 충전 솔루션도 제공한다. LG전자는 지난해 전기차 충전기 핵심 기술을 보유한 하이비차저(HiEV Charger)를 인수했다. 기존 충전기의 약점을 보완한 충전기 4종을 최근 출시했다. 신제품은 LED 상태 표시, 터치 디스플레이 적용 등으로 고객 사용 편리성도 높였다. 조 사장은 "LG전자는 항상 고객을 이해하는 DNA를 갖고 있다"며 "고객 중심의 경험을 제공하는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여정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새하 기자 /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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