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아시아 최고 투수? 오타니-류현진도 아니다, ‘대박’ 조짐 이 선수다

김태우 기자 2023. 9. 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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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저리그 첫 시즌 기대 이상의 투구를 선보이고 있는 센가 코다이
▲ 가면 갈수록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는 센가는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3위를 기록 중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아니 어쩌면 최근 3년간 아시아 최고 투수는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였다. 메이저리그 진출 직후인 2018년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와신상담한 오타니는 2021년부터 본격적인 투‧타 겸업에 나서며 투수로도 훌륭한 성적을 쌓았다.

2021년 23경기에서 9승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한 오타니는 지난해 28경기에서 규정이닝을 충족하며(166이닝) 15승9패 평균자책점 2.33, 174탈삼진의 놀라운 성적을 남겼다. 오타니는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투표 2위이자, 사이영상 투표 4위이기도 했다. 올해도 23경기에서 132이닝을 소화하며 10승5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했다.

오타니는 3년 동안 74경기에 선발 등판해 428⅓이닝을 던지며 34승16패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했다. 타자를 겸하면서 투수로도 사이영상에 도전할 만한 성적을 거뒀으니 이 또한 오타니의 위대함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당분간 오타니는 마운드에 서지 못한다. 8월 24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 선발 등판했다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조기 강판됐고, 팔꿈치 인대 파열이 발견돼 투수로 시즌을 접었다.

아직 수술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으나 오타니는 이미 한 차례 팔꿈치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다시 수술을 받는다고 해도 2024년은 투구가 어렵다. 2025년 후반기는 되어야 마운드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분간 아시아 최고 투수 대열에서 오타니의 이름이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올 시즌, 오타니가 빠진 현시점 아시아 최고 선발 투수는 누굴까. 샌디에이고의 에이스로 활약한 다르빗슈 유, 올해 반등에 성공한 토론토 기쿠치 유세이, 팔꿈치 수술을 받고 차례로 돌아온 마에다 겐타와 류현진의 이름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공헌도에서는 역시 센가 코다이(30)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기대 이상의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보내며 우울한 메츠 팬들의 한가닥 위안이 되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뉴욕 메츠와 5년 총액 7500만 달러(약 989억 원)에 계약한 센가는 팀의 3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다. 일본에 있던 시절부터 유명했던 ‘유령 포크볼’은 미국에서도 큰 화제였다. 저스틴 벌랜더, 맥스 슈어저라는 레전드 투수 뒤에서 팀 로테이션을 미는 임무가 기대됐다. 그러나 지금은 팀의 에이스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떨어지자 메츠는 슈어저와 벌랜더를 차례로 팔았다. 그 메츠 로테이션을 지탱하는 선수가 바로 센가다.

▲ 센가는 특유의 유령 포크볼을 앞세워 승승장구를 이어 가고 있다
▲ 메츠 선발 로테이션 재건의 핵심 퍼즐로 떠오른 센가

센가는 시즌 초반 볼넷이 잦아 고전하는 경향이 있었다. 시즌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권을 반납하는 강수까지 뒀지만, 가장 기본적인 공인구나 마운드에도 적응을 해야 했다. 그러나 가면 갈수록 안정적인 투구를 한다. 기본적으로 패스트볼 구속(평균 95.7마일)이 받쳐주는데다 역시 확실한 주무기인 포크볼이 있다. 커맨드도 한층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센가는 4일 현재 시즌 25경기에서 143⅓이닝을 던지며 10승7패 평균자책점 3.08, 176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내셔널리그 3위다. 9이닝당 11.05개 이르는 가공할 만한 탈삼진 능력은 기대치를 키운다. 갈수록 성적이 좋아진다는 것은 적응의 증거가 될 수도 있다. 센가의 전반기 16경기 평균자책점은 3.31이었다. 후반기 9경기는 2.68이다. 볼넷의 감소가 눈에 들어온다.

포크볼은 명불허전이었다. 올 시즌 타자가 방망이를 냈을 때 헛스윙할 비율이 무려 60.2%에 이른다. 단일 구종으로는 리그 최고다. 피안타율은 0.113에 불과하다. 패스트볼로 타자를 윽박지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일단 2S를 잡으면 타자를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벌랜더와 슈어저가 떠난 자리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시 메워야 하는 메츠로서는 아직 계약 기간이 남은 센가의 존재가 너무 든든할 법하다.

벅 쇼월터 뉴욕 메츠 감독 또한 “그가 올해 투구했던 것을 내년에도 이어 갈 수 있어서 기쁘다”면서 내년 활약을 기대한 뒤 “평균자책점 타이틀은 하기 어렵겠지만, 3.00 이하로 마무리하는 것을 보고 싶다. 그것은 좋아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많은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센가 개인적으로도 자유계약선수(FA) 시장 대박을 위해서는 앞으로 3년을 잘 버틸 필요가 있다. 센가는 메츠와 5년 계약을 했다. 하지만 첫 3년(2023~2025년)간 400이닝 이상을 던지면 옵트아웃 조항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 대박 기회가 남아있는 셈이다. 지금 성적이라면 연간 1500만 달러가 아깝지 않은 수준이다. 유령 포크볼만 있는 게 아니었다. 센가의 진면모는 지금부터 시작일지 모른다.

▲ 센가는 아직 FA 대박의 기회가 한 번 더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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