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전 세브란스醫 애장품 한국 온다
한국에 서양의학의 씨앗을 뿌리고 국내 의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왔던 알프레드 어빙 러들로 박사(사진)가 과거 한국에서 사용했던 책상이 지난달 31일 다시 국내로 돌아왔다. 미국으로 반출된 지 80여 년 만이다.
러들로 박사는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출신 외과의사다. 1912년 한국 선교를 자원해 26년간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외과의사를 지내고 1938년 퇴임했다. 우리나라를 찾은 최초의 외과 전문의로 국내 의학을 크게 발전시켰다.
이번에 한국으로 돌아온 책상은 러들로 박사가 세브란스 재직 당시 사용한 반닫이다. 반닫이란 앞면 반을 문으로 만들어 여닫는 형태로 구성한 목가구다. 러들로 박사가 퇴임 후 고향으로 가져갔을 만큼 특별한 애착을 가진 물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닫이의 또 다른 특징은 문양이 화사하다는 점이다. 전면부에는 황동으로 호리병과 꽃을 새겼고 손잡이 부분에는 박쥐 모양을 담아냈다. 앞문이 완전히 열려 넘어지지 않도록 만들었을 뿐 아니라 하단에 서랍을 추가했다는 점에서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한 '커스터마이징' 가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소장자는 러들로 박사의 마지막 10여 년을 한집에서 함께 보낸 종손녀 낸시였다. 낸시 여사는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미술관에 기증 의사를 밝혔다. 이 소식을 들은 한국미술 담당 큐레이터 임수아 박사는 연세의료원이 러들로 박사의 책상을 소장하는 것이 유물 의미를 높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낸시 여사를 설득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임 박사는 지난 5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연세의료원에 기증 의사를 전달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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