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윤 ‘황제도피’ 조력자 징역 1년…“사법방해 엄히 처벌”

배상윤 KH그룹 회장의 해외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는 KH그룹 총괄부회장 우모씨가 지난 5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우씨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뉴스1

배상윤 KH그룹 회장이 해외에서 수백억원씩 도박으로 탕진하며 ‘황제 도피’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도운 측근들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장수진 판사는 4일 범인도피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KH그룹 총괄부회장 우모(54)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함께 구속기소된 KH그룹 수행팀장 이모(31)는 징역 1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장 판사는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배 회장의 해외 도피는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면서 “(배 회장과의) 인적 유대 관계 등을 감안하면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밝혔다.

장 판사는 “특히 우씨는 수행팀원들의 수사기관 진술을 무마해 배 회장의 소재 파악을 어렵게 했고, 이들의 변호인 조력권도 침해해 사법 방해의 정도가 가볍지 않다”며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씨 등은 배 회장의 해외 은신처를 마련하고 도박 자금을 전달하며 도피 생활을 도운 것으로 조사됐다. 장 판사는 “우씨가 배 회장에게 송금한 1억여원은 평범한 직장인의 1년 연봉을 상회하고, (배 회장이) 범행에 사용한 금원은 80억원을 넘는다”며 “덕분에 배 회장은 해외 도피 중 도박과 골프를 하며 풍족하게 생활했다”고 질책했다.

배 회장의 이 같은 황제 도피를 도운 대가로 우씨 등은 억대 연봉을 받았다고 한다. 장 판사는 “부회장 우씨는 배 회장의 의사를 전달하는 역할만으로 3억5000만원대 연봉을 받았고, 수행비서로 입사한 이씨는 연봉이 3600만원에서 도피 직전 9700만원까지 올랐다”며 “(범인 도피 등) 범행에 경제적 대가가 없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배 회장은 작년 6월 검찰 수사를 피해 미국 하와이로 출국한 이후 1년 넘게 국외 도피 중이다. 배 회장은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방해 의혹’,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 등 사건에 연루돼 수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