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하길”…대전·세종·충남서 교사 추모식

강정의 기자 2023. 9. 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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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한 교사가 4일 대전 서구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서울 서초구 교사 추모식에서 숨진 교사를 추모하고 있다. 강정의 기자
대전 보라매공원서 추모식 열려
충남서는 예비교사들이 거리로

“그곳에서는 부디 아프지 말고 행복하길.”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숨진 교사의 49재일인 4일 오후 대전 서구 보라매공원에서는 추모식이 열렸다. 6년차 고등학교 교사라고 밝힌 장모씨는 “숨진 교사의 명복을 빈다”면서 정부를 향해 추락한 교사들의 교권을 회복시켜줄 것을 촉구했다.

장씨는 “‘이대로는 더 이상 아이들을 가르칠 수 없을 것 같다’는 불안과 공포가 우리를 이곳에 모이게 했다”라며 “지금은 공교육을 개선시킬 수 있는 골든타임으로, 정부가 교사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무너져 가는 공교육을 바로잡을 시간도 놓쳐버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검은색 옷을 입고 추모식을 찾은 대전지역 교사들은 ‘진상규명이 추모다’ ‘교권합의안 의결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나왔다. 이들은 상의에 검은색 배지 또는 검은색 리본을 단 채 교권 회복을 연신 외쳐댔다.

행사장 인근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는 ‘공교육 함께 살려내자 처절하게 외치고 있건만, 교권 추락’ ‘범죄자로 몰리는 교사들, 대한민국 교육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내용의 근조화환도 세워져 있었다.

이날 행사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를 비롯한 대전실천교육교사모임, 대전좋은교사운동 등의 교원단체가 주최해 열렸다.

추모식에 참석한 대전 유성구 한 고등학교 교사 김준연씨(32)는 “더 이상 선생님들의 희생이 없기만을 바란다”며 “이번 기회로 교사가 정당히 지도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이 조성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교사들 뿐만이 아닌, 학교를 마친 인근 고등학교 학생들도 추모식에 모여 들었다.

대전 대성고 학생 왕다율군은 “뉴스에서 관련 내용을 많이 접했는데, 돌아가신 선생님의 사연이 안타깝기만 하다”라며 “당초 서울로 추모를 가려고 했지만, 대전에서도 추모식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을 찾게 됐다”라고 말했다.

대전지역 교사들이 4일 대전 서구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서울 서초구 교사 추모식에서 교권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강정의 기자

충남지역에서는 교직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교사들이 추모의 거리로 나왔다. 공주교대 총학생회는 이날 충남 공주시 공주교대 체육관에서 운동장까지 이어지는 촛불 집회를 열었다.

공주교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교사의 권리가 보장하지 않는 현재의 공교육으로는 교사의 교권이 보장되지 않고, 학생들 또한 진정한 교육을 받을 수 없다”라며 “현재의 사안이 예비교원과 전혀 무관하지 않은 일임을 알기에 촛불 집회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충남 홍성군청과 내포시 충남교육청 앞에서도 교장단협의회 회원 등 200여명과 충남교원단체총연합회 회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행진·추모제 등이 열렸다.

세종교육활동보호조례 추진단은 이날 이응다리(금강보행교)에서 LED 촛불을 든 채 행진하는 ‘서울 서초구 교사 추모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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