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동물복지…가치 담는 추석선물
추석선물도 자연·건강 고려
친환경 한우·과일 세트 나와
폐플라스틱·100% 종이 포장
"플라스틱 연간 수백톤 절감"
올해 추석을 앞두고 유통업체에서 내놓은 선물세트가 '저탄소' '동물복지' '유기농' 인증을 받은 상품으로 속속 변신하고 있다. 선물 포장도 폐플라스틱을 활용하거나 100% 종이로 대체하면서 환경 친화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환경과 건강을 고려하는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이 오는 28일까지 판매하는 '친환경 한우 추석 선물세트'에 많은 소비자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선물세트에는 방목형으로 키운 동물복지 인증 한우, 사육 기간을 기존 30개월에서 21~25개월로 단축해 탄소 배출량을 줄인 저탄소 한우, 무항생제 여물을 먹인 무항생제 한우 등 친환경 트렌드를 담았다.
전남 해남군 만희농장에서 공수해 온 한우가 대표적이다. 이 농장의 축사 문은 24시간 열려 있어 소가 언제든 축사 앞 동산에 나가 풀을 뜯으면서 뛰어놀 수 있다. 만희농장은 소를 키울 때 화학비료나 항생제, 성장촉진제 등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소에게 먹이는 풀도 엄격히 관리하고 인증을 받은 100% 유기 농산물을 사용한다.
김성희 만희농장 대표는 "소가 먹는 풀은 해남 간척지에서 재배한 유기농 건초이고, 생산 과정에서 화학비료나 농약을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며 "이런 이유로 우리 농장 소들은 건강한 번식우로, 1년에 20마리 내외만 출하된다"고 설명했다.
해당 농장은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전국 최초로 동물복지 인증을 받았다. 이 인증은 보통 사육 환경보다 2.8배 넓은 면적(마리당 14㎡)에서 소를 키워야 하고, 소 전용 운동장도 확보돼야 받을 수 있다. 만희농장은 축사는 4동(3310㎡) 규모에 소가 24시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방목형 운동장도 3300㎡ 크기로 마련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소들로 구성한 '만희농장 동물복지 유기농 한우세트'(85만원)를 내놨다. 이 한우를 포함해 유기농과 저탄소 인증을 받은 농가에서 키운 '이현 농장 저탄소 유기농 한우세트'(58만원) 등 최고 수준의 환경에서 자란 한우만 엄선해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이마트도 저탄소 과일세트 물량을 지난해 추석 대비 20% 늘렸다. 저탄소 과일은 생산 단계부터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농업 기술을 활용하고,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저탄소 인증을 받은 과일이다. 이마트는 저탄소 사과세트에서 국산 사과 품종인 '아리수'를 70% 가까이 사용해 일반 사과세트(홍로 품종)와 차별화했다.
폐플라스틱이나 100% 종이로 포장한 선물세트도 출시됐다. 대상은 지난해 추석 때 부직포 소재 쇼핑백을 전량 종이로 대체한 데 이어 올해 추석에는 올페이퍼 패키지 포장재를 확대 적용했다. 인쇄도 국제삼림관리협의회(FSC) 인증을 받은 원단 종이에 콩기름 함유 잉크를 사용하고 수성 코팅 방식을 적용하는 등 친환경적으로 진행했다.
동원F&B는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리사이클링 플라스틱' 선물세트 6종을 출시했다. 패키지를 100% 종이로 대체한 '올페이퍼 패키지'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인 '리스 플라스틱' 선물세트도 기존 대비 2배 이상 물량을 확대했다. 동원F&B 관계자는 "페트병 경량화를 통해서만 플라스틱을 약 100t 절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홍성용 기자 /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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