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먹을 밥 없어요"…학교 떠나 일터 향하는 아이들

ILO "식량 에너지 가격 상승이 아동 일터로 내몰아"
부모 수입으로는 생활비 부족…일부는 성 착취까지
레바논서는 10가구 당 1가구 이상 자녀 일터로 보내

[서울=뉴시스]이동현 인턴 기자 = 전 세계 많은 아이가 빈곤으로 인해 학교를 그만두고 일터로 내몰리면서 수백만 아이들의 미래가 위험에 처해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국제노동기구(ILO)의 길버트 훙보 사무총장은 "세계 경제 악화로 인해 전 세계에서 아이들이 일터로 내몰리는 '퇴행'이 일어나고 있으며 최악의 노동 형태 중 일부는 성 착취와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생활비 부담이 더해져 상황이 더욱 악화했다"며 "지금 조처를 하지 않고 방관하면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유엔(UN)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약 1억6000만 명의 어린이가 아동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아동 노동을 종식하기 위한 전 세계적 노력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훙보 사무총장은 “통계를 보면 이러한 추세는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식량 및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생활비 압박으로 일부 가정에서는 하루에 한 끼를 먹느냐 마느냐 한다"며 "이로 인해 부모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자녀를 성 노동에 내모는 ‘최악의 아동 노동 형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케냐 남동부의 해안 도시 몸바사에 살고 있는 14세 소녀는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머니가 홀로 자신과 두 동생의 식비와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에서 자신 또한 일자리를 찾을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남자와 잠을 자고 집안일을 해왔다"며 "학교에 다닐 때는 배가 너무 고파서 펜을 잡을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소녀의 어머니는 "팬데믹 기간 동안 일자리를 잃어 홀로 가족을 부양할 수 없게 됐다"며 "아이에게 그런 일을 하라고 말하는 것은 정말 고통스럽다"고 덧붙였다.

훙보 사무총장은 "아동 노동의 증가는 저소득 국가와 농업, 광업, 건설 등의 분야에서 주로 나타난다"며 "빈곤이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유니세프(UNICEF)에 따르면 레바논의 10개 가구 중 1가구 이상이 자녀를 일터로 보내고 있다. 현재 레바논은 경제가 거의 붕괴한 상태이다.

그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한 가지 접근 방법은 없지만 아동 교육, 일자리 창출, 불법 산업 단속 등에 관련된 정책이 취할 수 있는 조치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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