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살해 자백" 고모부 증언이 달라졌다…김신혜 재심 새 국면?
고모부·고모 증인 심문서 당시와 다른 증언
(해남=뉴스1) 최성국 기자 =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23년째 복역 중인 김신혜씨(46·여) 재심 사건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뚜렷한 물증이 없는 이 사건은 김씨의 자백과 그 가족들의 증언을 통해 수사가 이뤄졌고 대법원에서 김씨에 대한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하지만 김씨는 '남동생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고모부 A씨의 말을 듣고 허위 자백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고모부 A씨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180도 다른 이 두명의 법정 진술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이 앞으로 남은 재심의 흐름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법 해남지원 제1형사부(지원장 박현수)는 4일 아버지 살해 혐의로 무기징역을 확정 받아 23년째 복역 중인 김신혜씨에 대한 재심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김씨는 지난 2000년 3월7일 전남 완도군에서 수면제 30여알을 술에 타 아버지(당시 53세)를 살해하고 같은날 오전 5시50분쯤 전남 완도군 정도리 외딴 버스정류장 앞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김씨가 아버지 앞으로 들어있는 보험금을 받기 위해 고의로 아버지를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고, 1·2심과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정확한 물증이 없는 이 사건은 '김씨로부터 자백을 들었다'는 고모부와 큰아버지의 진술이 김씨를 범인으로 특정하는 역할을 했다.
이날 준비기일에선 엇갈린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기 위해 고모부와 고모에 대한 증인 심문이 진행됐다.
증인 심문 내용을 종합하면 김씨의 자백과 자수는 1시간 만에 이뤄졌다. 김씨는 3월8일 오후 11시~12시 사이에 장례식장에서 A씨 등에게 '아버지를 죽였다'고 자백했고, 이들은 김씨와 함께 고모집으로 이동해 재차 범행 자백을 듣고 김씨와 함께 경찰서로 가 자수했다.
그러나 김씨는 같은 날 오전 이뤄진 경찰 조사에서는 범행을 모두 부인했다.
김씨의 변호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는 "고모부 A씨가 김씨의 자수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며 "A씨는 장례식장에서 김씨를 불러내 범행 여부를 물었고 '조카가 아버지를 죽였다'는 끔찍한 소리를 듣고도 어떤 내용을 들었는지, 어떤 대화를 했는지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이날 법정에서 "김씨로부터 직접 아버지 살인 자백을 듣지 못했다. 큰아버지한테 들었다. 서울에서 구입한 수면제 30알을 술에 타서 먹였다는 것도 김씨한테 들은 건지, 아내한테 들은 건지 모르겠다"며 당시 경찰 조사에서 한 진술을 번복했다.
다만 '남동생이 아버지를 살해했으니 네가 대신 자백하라'는 말을 했다는 김씨의 진술에 대해선 "억울하다. 전혀 없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묻는 검사와 변호사의 질문엔 대부분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법정 증인으로 나선 고모 B씨도 과거에 했던 증언과 다른 새로운 증언을 했다.
B씨는 그해 3월14일 오전 유치소에서 김씨를 만나고 온 뒤 경찰에 '김씨가 범행을 자백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박 변호사가 제출한 '교도소 접견문'에는 김씨가 B씨에게 범행을 반복적으로 부인하는 대화가 남아 있었다.
B씨는 "김씨가 1999년에 '사람 2명을 불러 아버지를 죽이려고 했는데 돈만 날렸다'는 내용의 전화를 걸었다"는 새로운 증언도 했다. 왜 지금까지 한번도 (이같은 내용을)이야기를 하지 않았는지를 묻는 재판부의 질문엔 "기억이 나질 않았다"고 답했다.
박 변호사는 "A씨와 B씨는 사건 당시 핏기 없던 김씨의 표정이나 느낌 등을 통해 범인으로 추정했고, 범행 동기와 연결된 '가족에 대한 성추행'을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고 증언하고 있다"며 "이들이 이날 한 증언은 과거에 했던 증언들과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는 동생들을 각별하게 생각하는 사람으로 아버지를 죽여 가족 관계를 파탄낼 일이 전혀 없다"며 "이들의 증언을 토대로 유죄 판결을 한 원심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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