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母 이어 딸 고현지 KB 유니폼 입었다,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영광 "엄마처럼 빛나도록 하겠다" [청주 현장]

[스타뉴스 | 청주=이원희 기자]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에 선발된 고현지(왼쪽)와 어머니 조문주. /사진=WKBL 제공

'특급 유망주' 고현지(18)가 전체 1순위 영광을 안았다.

청주 KB스타즈는 4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광주수피아여고에서 활약한 포워드 고현지를 지명했다.

여자농구 레전드 조문주의 딸이기도 한 고현지는 고교농구 최고 포워드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신장 182cm 좋은 체격 조건을 앞세워 득점과 리바운드를 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22년 춘계연맹전 우수상, 득점상, 수비상 등을 쓸어 담았다. 2022 한국중고농구 주말리그 왕중왕전 여고부 최우수선수(MVP)도 거머쥐었다. 2023 춘계연맹전에서는 우수상, 리바운드상도 차지했다. 연령별 대표팀에도 선발돼 차근차근 경험을 쌓았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이자, 고현지의 어머니 조문주 역시 실업 시절 국민은행에서 활약했다. 고현지도 KB 유니폼을 입는 감동의 '모녀 스토리'가 완성됐다.

KB는 2019~2020시즌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팀 주전 가드 허예은을 선발한 뒤 4년 만에 1순위 지명권을 얻었다. 고현지를 뽑은 김완수 KB 감독은 "1순위는 영광스러운 순번이다. 고민을 많이 했다. 고현지를 1~2년 본 게 아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초등학교 때부터 지켜봤다.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당장 어려울 수 있지만, 성장한다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기쁨의 눈물을 쏟아낸 고현지는 "저를 믿고 뽑아주신 KB에 감사하다. 1순위로 KB에 오게 돼 감사하다"며 "팀에 빨리 적응하겠다. 엄마처럼 팀에 도움이 되고, 빛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당찬 소감을 밝혔다.

지명 직후 눈물을 흘리는 고현지(왼쪽)와 정미란 KB 코치. /사진=WKBL 제공

부산 BNK는 1라운드에서 두 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이날 지명 순위 추첨 직후 BNK는 부천 하나원큐에 김시온을 내주고 2023~2024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과 2025~2026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왔다. 이로써 BNK는 하나원큐의 2순위 지명권을 얻었다.

1라운드 2순위 지명권을 손에 쥔 박정은 BNK 감독의 선택은 효성여고의 포워드 김정은(18)이었다. 신장 177cm에 탄력적인 플레이가 돋보이는 선수다. 김정은은 "항상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제 MBTI가 INTJ이다. 프로 가서도 성실히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3순위 인천 신한은행은 분당경영고의 가드 허유정(18)을 선발했다. 가드이지만 신장 174cm로 체격 조건이 좋고, 안정적인 볼 핸들링이 강점이다. 잘 성장한다면, 가드진이 부족한 신한은행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허유정은 "이 자리에 올라올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프로선수가 된 만큼 코트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 동물에 비교하면 저는 '코뿔소'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이제는 '원숭이'처럼 플레이하고 싶다. 코뿔소는 '부딪히고 앞만 보고 들어간다'는 얘기인데, 앞으로 원숭이처럼 날렵하게 뛰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인천 신한은행 구나단(왼쪽) 감독이 지명한 허유정에게 유니폼을 건네고 있다. /사진=WKBL 제공

4순위 용인 삼성생명은 청주여고의 이예나(18)를 뽑았다. 신장 178cm, 포지션은 포워드다. 이예나는 "삼성생명에 가서 빨리 적응해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정은 BNK 감독이 또 한 번 1라운드 단상 위에 올라섰다. 5라운드 순위를 지명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분당경영고의 박다원(18)이 BNK 유니폼을 입었다. 신장 180cm 포워드다. 박다원은 "저를 뽑아주신 BNK 감독님, 코치진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의 포워드 변소정의 동생인 분당경영고 변하정(18)은 전체 6순위로 아산 우리은행으로 향했다. 신장 180cm로 언니 변소정(180cm)만큼 좋은 신체 조건을 갖췄다. 변하정은 "부족한 저를 뽑아주신 만큼 뒤를 보고 갈 여유가 없다. 앞만 보고 가도 부족함이 없도록 하겠다. 1라운드 6순위에 뽑혔지만, 뒤처지지 않는 선수가 없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1라운드 선발 직후 깜짝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BNK가 2라운드 2순위 지명권을 신한은행에 내주는 대신 심수현을 데려왔다. 이에 신한은행은 2라운드 2순위 지명권을 쥐었다.

2라운드 1순위 우리은행은 화봉고 포워드 김솔(174cm), 2라운드 2순위 신한은행은 동포선수 케이티 티머맨(24)를 지명했다. 신장 173cm 가드 티머맨은 미국 콘코디아 대학교 출신으로 미국인 아버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2부 리그 통산 122경기에 출전, 평균 9.8득점 3.7리바운드를 올렸다. 34.5% 성공률의 3점슛도 강점이다.

"안녕하세요"라며 한국말로 먼저 인사한 티머맨은 "이 기회에 감사하다. 바로 시작하고 싶다. 제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버전을 보여주겠다. 이 리그에서 증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어머니를 자랑스럽게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인천 신한은행 구나단 감독(왼쪽)과 케이티 티머맨. /사진=WKBL 제공

또 2라운드 3순위 삼성생명은 숭의여고 174cm 가드 김수인, 2라운드 4순위 신한은행은 선일여고 186cm 센터 서진영, 2라운드 5순위 하나원큐는 178cm 상주여고 포워드 신태희, 2라운드 6순위 KB는 춘천여고 166cm 가드 성수연을 지명했다.

이후 6개 구단은 3라운드, 4라운드 지명을 모두 포기했다. 총 29명이 지원한 가운데 12명만 프로 입단 꿈을 이뤘다.

김완수 KB 감독은 "선발된 선수는 직장을 구했지만, 나머지 17명은 뽑히지 못했다. 그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며 "저도 농구를 잘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뽑히지 못한 선수는 아픔의 눈물을 흘릴 것인데, 기죽지 말고, 사회에 나가서 최선을 다하면 기회를 얻을 수 있으니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보냈다.

아산 우리은행 지명을 받은 변하정(왼쪽)과 언니 변소정(인천 신한은행). /사진=WKBL 제공

청주=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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