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트리'의 멸종?...사라지는 구상나무, 구원투수는 '곰팡이'

제주방송 신동원 2023. 9. 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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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한라산 등 국내 일부 지역에서만 자생하며 '크리스마스트리'로도 잘 알려진 구상나무가 점차 사라져가는 가운데, 구상나무의 구원투수로 '곰팡이'를 활용한 방안이 국내 연구기관에 의해 제시됐습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연관은 오늘(4일) "미생물 군집 유전체 분석 연구를 통해 최근 사라져가는 구상나무 자생지 복원에 적용 가능한 방안을 찾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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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물자연관 "건강한 나무엔 특정 외생근균..고사목엔 없어"
'쇠퇴' 제주도 한라산 자생 구상나무, 복원 가능성 제시
크리스마스 트리 자료 사진


전 세계에서 한라산 등 국내 일부 지역에서만 자생하며 '크리스마스트리'로도 잘 알려진 구상나무가 점차 사라져가는 가운데, 구상나무의 구원투수로 '곰팡이'를 활용한 방안이 국내 연구기관에 의해 제시됐습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연관은 오늘(4일) "미생물 군집 유전체 분석 연구를 통해 최근 사라져가는 구상나무 자생지 복원에 적용 가능한 방안을 찾았다"고 밝혔습니다.

구상나무는 소나무목 소나무과 전나무속으로 분류되는 수종으로 '크리스마스트리' 등 원예용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가 원산지로 내륙에서는 덕유산, 지리산에 주로 자생하고 있습니다.

이 나무는 최근 기온 상승으로 인한 병해충과 꽃가루 수분 교란 등의 원인과 주변 수종과 경쟁에 밀려 사라져 가고 있어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지속적인 관리와 복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제주도에선 한라산의 대표적인 자생종으로 알려졌는데, 그동안 개체 수와 분포 면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해왔습니다.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분포면적은 지난 2006년 796.8ha에서 2021년 606ha로 190.8ha나 감소했습니다. 구상나무 개체 수도 지난 2017년 30만 7,388그루에서 2021년 29만 4,431그루로 4년 만에 1만 2,957그루가 고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라산 구상나무 고사목(사진, 신동원 기자)


이에 국립생물자원관은 구상나무 뿌리가 곰팡이와 공생하는 것에 착안해 지난 2021년부터 구상나무 생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미생물을 찾는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연구는 한라산 등에서 자생하는 구상나무 가운데 건강한 나무와 고사 중인 나무 토양의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을 비교·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연구 결과, 건강한 구상나무의 뿌리 표면과 그 주변 토양에서는 비우베리아(Beauveria)속, 클라불리나(Clavulina)속, 토멘텔라(Tomentella)속의 외생균근이 많이 나타난 반면, 고사 중인 구상나무 뿌리에는 외생균근이 없거나 상대적으로 적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외생균근은 나무의 생장에 필수적인 영양분과 수분을 토양에서 흡수해 뿌리에 공급하고, 대신 탄수화물 같은 영양분을 얻어 뿌리를 보호하며 양분을 흡수하는 뿌리털 역할을 합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러한 외생균근의 특성에 따라 고사하는 구상나무 뿌리에 외생균근을 직접 주입하거나, 주변 토양에 뿌리는 방법으로 고사 속도를 늦추거나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찾아낸 외생균근의 최적배양조건을 탐색하고 대량증식 기반과 연계해 구상나무 자생지 복원에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열매가 맺힌 한라산 구상나무(제주자치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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