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에서 빌려 경기에서 열린 경남 고성 공룡엑스포…성적은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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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군이 수도권에서 공룡엑스포를 열면서 다수의 전시물을 충청권에서 빌려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남 고성군은 지난 7월8일부터 8월27일까지 고성의 공룡 컨텐츠를 수도권에 소개한다는 명분으로 경기도에서 '찾아가는 공룡엑스포 in 일산'을 개최했다.
고성군은 경기도 일산 행사를 위해 충청남도 태안군 소재 '안면도 쥬라기 박물관'에서 공룡 화석 51점, 기타 조형물 27점 등 총 78점을 9350만원에 임대·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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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일간 700여만원 흑자…고성군 “수익보다 미래”
(시사저널=서진석 영남본부 기자)
경남 고성군이 수도권에서 공룡엑스포를 열면서 다수의 전시물을 충청권에서 빌려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수십년간 축적한 공룡의 도시 고성군의 이미지가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남 고성군은 지난 7월8일부터 8월27일까지 고성의 공룡 컨텐츠를 수도권에 소개한다는 명분으로 경기도에서 '찾아가는 공룡엑스포 in 일산'을 개최했다. 이상근 군수는 8월30일 행사를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고성군이 자랑하는 공룡 컨텐츠를 선보이는 새로운 기회였다"고 자평했다. 고성군은 이번 전시회에 예산 10억6000만원을 투입했다.
행사는 5만9445명의 유료 관람객이 입장해 11억14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손익상 5400만원 흑자를 냈다.
주요 지출 항목으로는 운영비 1억원, 대관료 3억원, 영상관 설치 7000만원, 전기·cctv 3500만원, 전시관 디자인 6000만원, 왕복 물류비 4000만원 등 총 전시·연출에 4억 5000여만원이 소요됐다.
이와 관련해 이 군수는 "단순히 수익이 얼마인가를 따지는 성공과 실패의 이분법적 사고보다 고성의 대표 관광상품인 공룡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접근해 고객들에게 선보여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5000여만원 흑자 통계와 이 군수의 "고성의 대표 관광상품" 발언에는 '외부 임대'라는 고려 대상이 빠져있다. 고성군은 경기도 일산 행사를 위해 충청남도 태안군 소재 '안면도 쥬라기 박물관'에서 공룡 화석 51점, 기타 조형물 27점 등 총 78점을 9350만원에 임대·전시했다.
이 임대물은 오는 9월 22일부터 열리는 '2023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 행사장에도 전시된다. 고성군 관계자는 "일산과 고성 당항포 행사장까지 사용하는 조건, 즉 1+1으로 빌려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1회 임대료는 4675만 원이 된다. 이 금액을 앞서 추산된 흑자 5400만원에서 빼면 일산 엑스포의 이익은 725만원까지 줄어든다.
또 다른 문제는 충청도에서 빌려온 공룡 전시물이 고성에서 올라간 수량보다 많을 경우 고성엑스포가 아닌 태안엑스포로 불러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고성에서 일산으로 운반된 전시물은 트리케라톱스 등 대형 공룡모형 11종이다. 공룡화석 발굴체험 기구 2세트와 샌드크래퍼트 모래체험 기구 2종, 여기에 공룡빵 기계까지 포함해도 충청도 공룡에 밀리는 양상이다.
"공룡 잃고 외양간 고칠라" 우려도
이 군수는 앞서 기자회견에서 "찾아가는 공룡엑스포는 고성 공룡 문화의 매력을 증명했지만 올해 진행되는 공룡엑스포의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추가 개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고성 공룡의 정체성을 우려하며 이 군수의 공룡 나들이 시도에 난감하다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고성군민 50대 직장인 A씨는 "어차피 살아있는 공룡을 만나는 것도 아니고 화석이나 모형 또는 영상으로 만나는데, 일산이든 충청이든 고성이든 중요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고성공룡이라는 컨텐츠를 소중히 해야 하고, 급하다고 이곳저곳에서 마구 빌려오면 공룡 잃고 외양간을 고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2006년 고성군의 주요 관광 컨텐츠로 등장한 공룡을 전국으로 확대하려는 첫 시도는 '일단 멈춤'으로 가닥을 잡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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