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새 자원회수시설 상암동 확정에 마포구 거센 반발 “전쟁 불사”

손덕호 기자 2023. 9. 4. 17: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존 소각장 성능 개선 주장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자원회수시설 앞에서 서울시의 쓰레기소각장 신설 결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에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을 신설하기로 확정하자 마포구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마포구는 “박강수 구청장은 서울시와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라고 했다.

박 구청장은 이날 오전 상암동 기존 자원회수시설 앞에서 ‘쓰레기 소각장 신설 최종 결정 결사반대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저 박강수, 37만 마포구민의 뜻을 모아 물러섬 없는 강력한 투쟁으로 환경부와 서울시에 소각장 전쟁을 선포한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24일 개최한 ‘제19차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위원회’에서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로 상암동 481-6 등 2개 필지를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새 시설은 총 2만1000㎡ 규모로 지어진다. 바로 옆 현 마포자원회수시설은 2035년까지 폐쇄한다. 서울시가 지난해 8월 상암동 일대를 새 시설 최적 후보지로 선정하자 마포구가 반발했지만, 감사원이 마포구민들이 청구한 공익감사를 기각하는 등 절차에 문제가 없어 계획했던 입지에 짓는 것으로 확정됐다.

그러나 마포구는 계속해서 반발하고 있다. 먼저 15년간 1t 트럭 1억1000만대 분량의 쓰레기를 난지도에 매립해 ‘쓰레기 섬’이라는 오명을 얻었다고 했다. 또 750t 규모 기존 소각장으로 지금껏 고통받아온 마포구를 신규 소각장 최종 대상지로 선택한 것은 지역 형평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편의주의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또 박 구청장은 신규 소각장을 짓기 전에, 기존 소각장 시설을 개선해 성능을 높이는 게 먼저라고 주장했다. 2005년에 가동을 시작한 현 마포자원회수시설은 종량제 봉투에 음식물 쓰레기를 혼합 배출하는 방식에 맞춰 고화력 소각로로 설계돼 있어,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소각로가 과열된다는 게 마포구 설명이다.

박 구청장은 “서울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각 성능을 78% 정도로 감량 운용하고 있다”며 “현실에 맞게 시설 개·보수로 성능과 효율을 개선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경기도에 있는 민간 소각장은 성능을 개선해 설계용량의 130%까지 소각하고 있다는 게 마포구 설명이다.

박 구청장은 “기가 막힌 것은 고화력 소각로의 발열량을 낮추기 위해 쓰레기에 물을 뿌리기도 한다는 것”이라며 “쓰레기에 물을 뿌려 태울 경우 폐기물이 불완전 연소되어 다량의 유해가스 물질이 배출된다”고 말했다.

마포구는 기존 소각장의 운영 실태를 파악하고자 시에 마포자원회수시설 소각 쓰레기 성상(성질·상태)과 소각방식 등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으나 관리·감독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소각장 신설에 앞서 쓰레기 감량이 먼저라고 보고 전처리시설 도입·폐기물 분리배출 단속 등을 서울시에 제안했는데, 시는 미온적이었다고 전했다.

박 구청장은 “시는 ‘재활용률을 높이고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근본적 노력을 해야 한다’는 호소에는 귀 기울이지 않고 ‘쓰레기가 늘어나는 만큼 소각장 수를 늘리면 된다’는 일차원적 방법으로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며 “눈앞에 보이는 가장 쉽고 편리한 ‘소각’이라는 해결책을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마포 자원회수시설에서는 마포구는 물론 종로·중구·용산·서대문구의 생활폐기물을 함께 소각하고 있다. 구는 서울시가 신규 소각장 준공 후 현행 권역별 소각장 공동 이용체계의 개편을 위해 25개 자치구 공동 협약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현재 권역 이외 쓰레기가 마포구로 유입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마포구는 기존 소각장의 운영 행태를 확인하기 위해 마포 소각장에 반입되는 폐기물의 성상 불량 여부를 철저히 감시할 계획이다. 또 생활폐기물 쿼터(할당)제를 도입하고, 기존 광역 소각장 4곳의 성능 개선을 통해 추가 소각장 없이도 3200t의 쓰레기 처리가 가능하도록 서울시에 제안할 계획이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