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안먹겠다고 투정? 투쟁?”…이재명 단식을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정권을 향해 “대한민국의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며 단식투쟁에 들어간 지 5일차다. 야당 대표 단식을 바라는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검찰 출석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그의 단식투쟁에 검찰 조사를 피할 목적이라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높다. 그는 검찰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 출석 일정을 놓고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고 검찰은 앞서 요구했던 소환 날짜에 이 대표가 모두 불출석했다면서 유감을 표시했다. 검찰 안팎에선 이 대표가 돌연 단식을 택한 것을 두고 검찰 소환과 구속영장 청구를 대비한 다목적 포석이란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단식을 정치쇼로 규정하고 연일 비판에 나서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뜬금포 단식을 천명하더니 국회를 극단 성향 유튜버들의 놀이터로 만들었다”며 “야당 수장의 모습보다 관종의 DNA만 엿보일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정권은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을 향해 전쟁을 선포했다. 오늘부터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무능폭력정권을 향해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며 무기한 단식 투쟁에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민주주의 파괴에 맞서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 마지막 수단으로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하는 대신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당무를 수행했다. 앞서 이 대표 측은 9월 셋째 주 검찰 소환에 응하겠다고 했으나 검찰은 4일 출석을 요구했다. 이후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차로 출석해 2시간만 조사를 받고 2차 조사 일정을 조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검찰이 이를 거부하면서 기싸움이 이어졌다.
우선 민주당과 이 대표 측은 검찰 조사보다 후쿠시마 핵오염수 투기에 대한 비판 여론을 모으는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영해 주권을 수호하고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국민이 부여한 대통령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며 정부에 방류 중단 입장 요구와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등을 촉구했다.
이 대표가 소환에 불응하며 검찰 조사는 차질을 빚게 됐다. 5~8일에는 국회의 대정부 질문이 예정돼 있어 이 기간 이 대표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날 이 대표가 출석에 불응하며 향후 검찰은 ‘조사 거부’로 이 대표를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구속영장 청구 시 이를 구속 필요 사유로 적시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향후 이 대표가 단식에 따른 건강 악화의 근거로 진단서를 제출하면서 검찰 조사 시기를 늦추거나, 병원에서 조사를 받겠다고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이 대표를 겨냥해 “반찬 투정하며 밥 안 먹겠다고 투정부리는 어린애처럼 나라일 하는 건 아니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식 투쟁은 1970~80년대 저항수단이 없을 때 하는 최후의 수단”이라며 “일회성 이벤트 행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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