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지지받으려면 얼굴 이뻐야”…국민의힘 서울시의원, 정책토론회서 설화
“얼굴이 너무 예쁘다···오늘 단연 탑”
‘외모평가 부적절’ 질문엔 “칭찬일 뿐”
서울시의회 정책토론회에서 “지지를 받으려면 일단 얼굴이 이뻐야 된다”는 한 시의원의 부적절한 발언이 나왔다. 동료 의원과 사회자의 외모를 평가한 것인데,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외모 언급은 성희롱이 될 수 있다는 ‘상식’을 간과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인 강석주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9일 이주배경 아동·청소년 지원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 축사에서 여성 사회자와 토론회를 주최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여성 시의원의 외모를 여러 차례 칭찬했다.
강 의원은 축사를 시작하기 전 “(정책) 지지를 받으려면 일단 얼굴이 이뻐야 될 것 같다”며 “(주최자) 의원님도 그렇고 우리 사회자님이 얼굴이 너무 이쁘니까 김현기 의장께서 계속 거론을 하시는데, 우리 사회자님이 오늘 단연 탑”이라고 말했다.
토론회 사회는 미얀마 출신 민주당 서울시당 다문화위원이 맡았다. 내빈 소개 때 한국어 발음이 다소 익숙지 않은 모습이 보이자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제 이름 부를 때 아슬아슬했다”거나 “저분들 보니까 니은(ㄴ)과 히읗(ㅎ) 발음이 되게 어렵더라. 제 이름은 그런대로 99점”이라며 “격려 박수를 보내달라”고 했다. 강 의원이 “의장께서 계속 거론을 한다”고 한 것은 이를 언급한 것이다.
해당 발언과 관련해 강 의원은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그런(외모 평가하려는) 뜻에서 한 게 아니고, 역시 아름다운 분이 대우를 받는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토론회 후에) 양해를 구했다. 그런 뜻으로 이야기한 게 아니라고 하니까 충분히 이해한다고 당사자들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동료 여성 정치인을 외모로 평가하는 것이 부적절하지 않냐는 질문에 강 의원은 “그건 외모평가가 아니다. 나는 외모평가는 원래부터 안 하는 사람”이라며 좋은 의도로 한 칭찬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좋은 의도로 한 발언이더라도 상대방이 불쾌함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에는 “상대방이 기분이 나빴고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느꼈다면 앞으로 그런 부분에 대해 유의하겠다”고 했다.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은 부적절한 발언이 나왔던 것에 대해 김현기 의장은 “경위를 파악해보고 나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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