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위기 뒤 연승···KIA의 끈질긴 생존 본능, 마침내 자신감도 찾았다

김은진 기자 2023. 9. 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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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자들이 지난 2일 SSG전에서 오선우의 홈런이 터지자 같이 기뻐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는 올시즌 몇 번의 연패와 연승을 반복하고 있다. 연패를 하거나 근심거리가 생겨 분위기가 확 가라앉을 무렵이면 묘하게도 바로 연승으로 전환해 분위기가 달라진다.

전반기 가장 길었던 5연패(5월10 SSG전~5월14일 두산전) 뒤에는 삼성과 키움을 만나 4연승을 거뒀고, 6월17일 NC전부터 7월2일 LG전까지 12경기에서 3승1무8패로 하염없이 떨어지던 중에는 외국인 투수 2명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결단으로 분위기를 바꾼 뒤 6연승을 달렸다.

연패 뒤 연승을 반복하는 패턴으로 기복이 심하지만 승률 5할 근처를 꾸준히 유지해온 KIA가 이번에는 마운드 위기 속에서 연승을 달리고 있다. 지난 3일 SSG전까지 8연승을 달렸다.

KIA는 최근 마운드에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양현종이 부진해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돌아왔고, 그 즈음 이의리가 어깨에 미세한 통증이 생겨 역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의리가 복귀 준비를 할 때가 되자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가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했다. 산체스는 4주 진단을 받은 상태다.

산체스의 이탈은 KIA 분위기를 확 가라앉힐 결정타였다. 선발진에서 돌아가며 공백이 생긴 데다 우천 취소가 가장 많아 고된 잔여일정을 남겨둔 KIA의 9월 계산이 매우 힘겨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KIA는 그 뒤 폭발적인 타격으로 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4연승 중이던 지난 8월28일 산체스를 엔트리에서 제외한 KIA는 이후 4연승을 더해 8연승을 달렸다. 그 사이에도 2경기가 비로 취소돼 경기 간격이 불규칙해졌지만 타선이 대폭발해 8경기에서 71점을 뽑아냈다. 이 기간 투수 평균자책도 2.75로 오히려 빼어난 기록을 보이고 있다. 돌아온 양현종과 윤영철, 파노니가 호투했다.

KIA 외야수 이창진, 소크라테스, 나성범(왼쪽부터)이 지난 3일 SSG전 승리로 8연승을 확정한 뒤 세리머니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급격히 쓰러져버릴 것 같던 KIA는 이 연승을 통해 다시 일어서고 있다. 시즌 초반이었던 5월9일 이후 넉 달 만에 4위로 올라섰다. 여전히 5강 싸움 중이지만 상위권과도 별 격차가 없어 이제 남은 9월 성적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낼 수도 있는 위치가 됐다.

연패 뒤 연승을 반복하면서 KIA가 보이는 가장 큰 변화는 자신감이다. 최근 KIA 타자들은 “경기를 하다 보면 뒤지고 있어도 딱히 질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 3일 SSG전에서 쐐기 홈런을 친 막내 김도영도 “기세가 무서운 것 같다. 경기 중에 많이 얘기한다. 누가 특별히 그러는 게 아니라 다들 ‘질 것 같지는 않은데’라고 서로 이야기 한다”고 말했다. 자신감은 경쟁에서 가장 큰 무기다.

KIA는 올시즌 내내 팀 타격 지표에서는 상위권을 달렸지만, 시즌 초반에는 위기에 약했다. 결정적일 때 집중력이 떨어져 출루는 잘 하지만 잔루가 많았다. 그러나 여러 번의 고비를 겪고도 쓰러지지는 않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았다. 타순을 불문하고 화약고처럼 터지는 타선이 그 결과다. 8월 이후 KIA는 0.316으로 유일하게 팀 타율 3할 이상을 치고 있다. 7월까지 0.275로 상위권을 유지했던 득점권 타율은 8월 이후로는 0.385로 압도적이다.

버티면서 KIA는 시즌 후반부에 기회를 맞이했다. 아시안게임과 불규칙한 일정이라는 중대변수가 기다리고 있는 9월 레이스에 집중할 준비를 하고 있다. 김종국 KIA 감독은 “팀의 ‘업다운’이 심한 면은 있지만, 타선을 중심으로 팀워크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 생긴 것 같다”며 “지금은 순위에 의미를 두지 않겠다. 이길 수 있을 때 최대한 이겨야 한다. 아시안게임 전까지가 아닌 아시안게임 기간까지도 우리는 (계산에)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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