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역대급 2루수 시즌' 눈앞, ML 역사상 22번뿐인 '호타준족 기록'에 단 3홈런 남았다
김하성은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023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 1번 타자 겸 2루수로 출전, 3타수 1안타 1볼넷 2도루를 기록했다.
1회 말부터 김하성의 활발한 모습이 나왔다. 첫 타석에서 0볼-2스트라이크 불리한 볼카운트를 만들고도 우익수 앞 안타로 살아나갔다. 이어 다음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타석에서 2구째 스타트를 건 김하성은 여유 있게 2루 베이스를 훔쳤다. 김하성의 시즌 30호 도루였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김하성은 4회 말 2사 3루 상황에서는 볼넷을 얻어내 또 한번 출루를 기록했다. 이어 타티스 타석에서 다시 2루를 훔쳤다. 타이밍을 완벽하게 포착했고, 타티스도 체크 스윙을 하는 바람에 샌프란시스코는 아예 2루로 던질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두 타석만에 31호 도루까지 기록했다.
KBO 리그에서도 4번이나 20도루 시즌을 달성하는 등 통산 134도루를 기록한 김하성은 미국에서도 점점 수치를 늘려가는 중이다. 빅리그 데뷔 첫해인 2021년 6번 베이스를 훔쳤던 그는 지난해 12도루에 이어 올해는 2배가 훨씬 넘는 기록을 거뒀다. 이대로라면 지난 2019년 키움 히어로즈 시절 기록한 개인 최다 도루 기록(33도루)을 메이저리그에서 경신할 수도 있다.
4일 경기까지 올 시즌 133경기에 출전한 김하성은 타율 0.275 17홈런 52타점 77득점 31도루 OPS 0.795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제 김하성은 남은 24경기에서 홈런 3개를 추가하게 된다면 한국인 4번째(추신수 2009, 2010, 2013년)이자 아시아 선수 6번째(오타니 쇼헤이 2021, 2023년)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여기에 빅리그 2루수 역사를 봐도 김하성 같은 시즌을 보낸 선수는 많지 않다. 20세기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100경기 이상 2루수로 나선 선수 중 20홈런과 30도루를 한 시즌에 모두 달성한 사례는 총 22회에 불과하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전설의 2루수 조 모건(2020년 사망)이 4번 달성했고, 역시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크레이그 비지오도 1995년과 1997년, 1998년 기록했다.
김하성은 4일 현재 2루수로 92경기(84선발)에 출전했다. 팀 내야 상황에 따라 유격수(16경기)와 3루수(28경기)로도 나섰지만, 부동의 2루수 주전은 꾸준히 김하성이었다. 김하성이 잔여 시즌 꾸준히 2루수로 나서며 홈런 3방을 더 터트린다면, 모두의 기억에 남을 시즌을 만들 수 있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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