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큐텐, 이천에 자사 최대 물류센터…쿠팡과 맞짱?
1만500평· 내륙 지역 첫 센터 의미
냉장·냉동 상품 유통 시설까지 갖춰
해외직구 온라인 플랫폼 큐텐이 국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 경기도 이천에 계열사 국내 최대 규모 물류 거점을 마련하면서다. 큐텐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는 그간 국내에서 해안가인 영종도, 김포 고촌, 부산 등에서만 물류센터를 운영해 왔다. 내륙 지역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국내에서의 경쟁력 확대 의지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큐익스프레스는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신원리'에 국내 세 번째 물류센터(이천 물류센터) 가동을 준비 중이다. 바로 옆에 쿠팡 물류센터인 '이천 1센터'가 자리한 곳이다. 큐텐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부산 물류센터는 운영을 하지 않는 중"이라며 "현재 이천 물류센터의 가동을 앞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천 물류센터 총 3만4710㎡로 1만500평 규모다. 현재 큐익스프레스가 국내에서 운영 중인 물류센터 가운데 가장 크다. 기존 영종도 물류센터는 약 6000평, 김포 고촌 물류센터는 약 3000평 크기였다. 특히 이천 물류센터에는 냉장·냉동 상품을 유통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춰진 것으로 확인됐다. 상온(5300평), 저온(5200평)이다.
현재 공고를 통해 이천 풀필먼트 운영·관리자도 구인 중이다. 입·출고 관리(B2C, B2B), 재고 관리(Inventory, Location), 현장 운영 관리(Operation), 전산 재고 관리(WMS, ERP) 등 다방면 채용을 진행 중이다. 기존 영종도, 김포 고촌 물류센터가 수출입을 위한 창고에 가까웠던 점을 감안하면 이천 물류센터는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천 물류센터로 큐텐의 국내 영향력 확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큐텐은 지난해 티몬을 인수하고 올해도 위메프, 인터파크 커머스의 경영권을 줄줄이 매입했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4위 수준으로 올라섰다. 최근 인수설이 불거진 11번가도 품에 안으면 쓱닷컴을 앞선 3위가 된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큐텐이 내세우는 강점은 산하 자회사들과 선보인 'Qx프라임' 서비스다. T프라임(티몬), W프라임(위메프), I프라임(인터파크 커머스) 등이다. 각 업체마다 세부적인 차이는 있지만 배송·상품 보관·재고관리 등 입점사의 물류 업무를 종합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입점사들은 큐익스프레스의 국내외 물류 인프라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큐익스프레스는 현재 전세계 17개국에 32개 지점을 갖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싱가포르, 일본, 중국, 태국, 미국 등에서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 때문에 빠른 직구를 원하는 소비자나 해외 진출을 원하는 국내 입점사의 수요가 높다.
이 덕분에 최근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는 게 큐텐 측의 설명이다. 큐텐에 따르면 티몬 T프라임의 지난달 거래액은 올해 4월 대비 18.4배로 증가했다. 위메프 W프라임 역시 지난 7월 거래액이 지난 4월 대비 19배 뛰었다. 파트너 수도 2배 늘었다. 인터파크커머스 I프라임도 지난 7월 거래액이 올해 5월 대비 22배 상승했다.
큐텐이 충분히 국내 사업 확대 가능성을 엿봤을 것이란 얘기다. 특히 이천 물류센터에 냉동 냉장 상품을 유통할 수 있는 시설도 생긴 만큼, 상온을 넘어 취급 상품군의 확대도 예상된다. 빠른 배송 서비스도 기대된다. 이천은 서울 등 수도권과 지방을 잇는 교통의 요지다. 이천IC을 이용해 동서남북으로 뻗어나가기 용이하다.
현재 큐텐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상장 심사가 진행 중이다. 기업가치를 높여야 상장에 유리하다. 이 때문에 거래량과 물동량을 올리기 위해 물류센터 확대에 나섰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등 플랫폼을 연이어 인수하며 점유율 높이기에 나섰던 큐텐이 이젠 물류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 모습"이라며 "입점사 확보는 물론 큐익스프레스의 외형 확대가 노림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11번가 인수설도 불거진 만큼 향후 행보를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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