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5일차 이재명 “파시즘, 연성독재 단계”···검찰 출석 무산
“전 세계에 대한 기만, 돌이킬 수 없는 죄”
SNS 통해서 단식 농성 지속 뜻 밝히기도
“국민의 절박한 외침에 온 힘 다해 응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단식농성 5일째인 4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중단을 위한 국제공동회의와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여론전을 이어갔다. 검찰이 이 대표 측에 이날로 요구했던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출석조사는 결국 무산됐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국제공동회의’에 참석했다. 회의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미국, 중국, 일본 측 인사가 참여했다. 이 대표는 회의에서 “30년 전 러시아 방사성 물질 해양 투기에 앞장서서 반대하고 끝내 금지시켰던 일본이 핵오염수를 해양 투기한 것은 전 세계에 대한 기만이고 전 세계에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힘과 뜻을 모을 때 우리 모두의 바다를 지켜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쓰쿠보 하지메 일본 원자력자료정보실 사무국장은 “후쿠시마 주변 원전 유입 해수로를 도쿄전력이 정기 조사하고 있는데 방사성 물질 양이 전혀 줄지 않는 게 문제”라며 “후쿠시마 원전 전용항에서 세슘 137이 굉장히 수치가 높은 채로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마쓰쿠보 국장은 “지하수가 아주 고농도로 오염돼 있기 때문에 방사성 물질 수치가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고 했다.
중국 측 장무휘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교수는 “한국과 중국이 공동 관심사에 적극 공동 대응해야 한다”며 한·중·일 TRM(원자력안전고위규제자회의)을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장 교수는 “2019년 11월 (회의가) 중단돼 4년간 개최되지 않았는데, 이런 메커니즘을 재개해 소통을 강화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때로 흔들리고 지치더라도 오직 국민만 믿고 가야 할 길을 가겠다”며 단식농성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야당 대표가 국회에서 싸워야지, 단식하면 되겠느냐’는 말도 많이 듣는다. 맞는 말씀이다. 그 책무는 결코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막아내고 지켜야 할 것들이 한둘이 아닌 상황에서 한 발짝이라도 나아가려면 온 힘을 다해야 한다. 국회에서 하는 것만으론 국민의 절박한 삶과 끓어오르는 외침에 응답하기에 역부족”이라고 했다.
이해찬 당 상임고문은 이날 농성장을 찾아 이 대표를 격려했다. 이 고문은 “국회에서 법을 만들면 시행령으로 부숴버리고, 대법원에서 강제징용 판결을 내면 대리변제 해버리고, 헌법재판소에서 야간집회를 허용하면 현장에서 막고, 헌법 체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파시즘으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파시즘, 연성 독재 그 단계가 된 것 같다”고 맞장구쳤다.
김병주·문정복·양이원영 의원은 이날 하루 단식에 동조했다. 당 고문단과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도 농성장을 찾아 이 대표를 격려했다.
이 대표와 검찰은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관련 출석 일정을 놓고 줄다리기 중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에만 조사를 받겠다고 했지만 검찰이 거부하면서 소환조사는 무산됐다. 이 대표 측은 당초 검찰에 요구한 오는 11~15일 사이에 소환 일정이 잡히면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원지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끝내 2회 연속 불출석한 결과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이 대표의 단식으로 피의자 조사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어 현재 진행되는 수사와 재판 및 국회 일정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향후 형사사법 절차를 진행할 것이며 일반적인 피의자 출석과 조사에 관한 절차에 응해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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