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차 부품공장 짓는 LG, “미래 모빌리티는 정교한 전자제품”
LG전자가 유럽 자동차 시장의 ‘관문’으로 손꼽히는 헝가리에 전기차 동력부품 공장을 짓는다. 조주완 LG전자 대표는 “오랜 기간 가전과 정보기술(IT) 사업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오는 5일부터 닷새간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국제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3’에 처음 참가하는 등, 국내 가전업계가 새 먹거리로 채택한 자동차 전자장비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LG전자는 IAA 개막 전날인 4일(현지시간) “헝가리 북동부 미슈콜츠에 LG마그나의 전기차 부품 생산공장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LG마그나는 2021년 LG전자와 캐나다 자동차 부품사 마그나가 합작해 설립한 구동모터 생산법인이다. 구동모터는 전기 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전환해 바퀴를 굴리는 장치로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장치)의 핵심 역할을 한다. LG마그나는 현재 인천과 중국·멕시코 등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럽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5년까지 2만6000㎡ 규모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헝가리는 국내 업체들이 유럽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대표적인 디딤돌이다. 완성차 강국인 독일·프랑스와 가까운 편인 데다, 저렴한 인건비·세제 혜택 같은 제도적 여건도 우호적이다. LG그룹은 이미 헝가리에 LG화학 2차전지 분리막 법인을 두고 있으며, 이웃국가인 폴란드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공장도 있다. 현대차는 인근 체코에, 기아는 슬로바키아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로 전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같은 개념을 핵심축으로 삼아 진화하면서, 전통 가전업체들은 이 영역에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조 대표는 이날 열린 프레스컨퍼런스에서 “이제 자동차를 ‘개인화된 디지털 공간’로 새롭게 정의하려 한다”며 “미래 모빌리티는 매우 정교한 전자제품으로 변화하고 있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움직이는 공간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대표는 자유로운 변형과 새로운 탐험, 편안한 휴식 세 가지를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테마로 제시하고, 이를 모든 것을 가능케 한다는 의미의 ‘알파블(Alpha-able)’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는 “차세대 모빌리티 콘셉트를 몇 달 안에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2013년부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및 조명 시스템, 전기차 파워트레인 등에서 전장 사업을 키워오고 있다. LG전자는 별다른 전시관 없이 후원사 자격으로 IAA에 참가한다.
삼성전자는 IAA에 첫 전시관을 꾸렸다. 최신 D램 ‘LPDDR5X’ 등 차량에 최적화된 메모리 제품군을 전시한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차량에 적용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선보이며, 삼성SDI도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한 지름 46㎜ 규격 원통형 배터리 등을 내놓는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행사장을 방문해 유럽의 주요 고객사들과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뮌헨 |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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