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에 관광객 위장 중국인들 무단침입…스파이 우려”

미국 내에서 군사기지나 보안 시설에 관광객으로 위장한 중국인들이 빈번하게 접근하고 있어 잠재적인 스파이 위협이 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미 당국자들은 최근 수년 동안 관광객 등으로 위장한 수상한 중국인들이 군사시설 등에 접근한 사례가 100건에 달한다고 밝혔다고 WSJ는 보도했습니다.

중국인들은 뉴멕시코주 화이트샌즈 국립공원에 갔다가 관광지를 이탈해 인근 미사일 기지에 진입하거나 미 항공우주국(NASA)의 케네디 우주센터가 있는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인근 해역에서는 스쿠버 다이빙 장비를 메고 헤엄쳐 들어가기도 했다고 WSJ는 전했습니다.

2020년에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키웨스트 해군기지에 무단침입해 사진 촬영 등을 한 중국인 3명이 체포돼 1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적도 있습니다.

또한 백악관 주변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이 지정 구역을 벗어나 경비인력의 위치와 각종 시설을 촬영하다 비밀경호국(SS)에 의해 쫓겨난 일도 있었습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수석 연구원인 에밀리 하딩도 중국이 시도하는 이같은 저강도의 첩보 수집 활동은 이미 첩보계에서 많이 알려진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하딩은 당국이 관광객으로 위장해 군사시설 등에 접근한 중국인을 잡더라도 무단침입죄 이상을 밝혀내긴 현실적으로 힘들지만, 잡히지 않은 중국인들이 수집한 정보는 중국 정
부에 매우 값진 것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 연방하원 정보위의 제이슨 크로(민주·콜로라도) 의원은 현행 무단출입 관련 법률이 대부분 주법이나 지방 법규라면서 연방 차원에서 입법을 통해 중국인들의 이같은 행위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 측은 자국 관광객을 상대로 한 “악의에 찬 날조”라면서 “미국 관계 당국에 냉전 시대의 사고방식을 버리고 근거 없는 비난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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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수 기자 (wslee@kbs.co.kr)